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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766 - 6억6천만년 전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다?


(A graphical model of how asteroid impacts help create temporary sources of running water on the Mars. The nakhlite meteorites are a suite of igneous rocks that crystallised around a complex volcanic edifice on Mars 1.3-1.4 billion years ago. New quantitative textural analysis of these meteorites has revealed evidence for an impact generated hydrothermal system on Mars 633 million years ago. These meteorites were then ejected from Mars during a second impact 11 million years ago. Credit: University of Glasgow)


 30억년 전 태양계 역사 초기에는 표면에 물이 흐르는 행성이 지구 하나만은 아니었습니다. 화성에도 넓은 바다와 강, 호수가 존재했으며 이는 여러 가지 증거를 통해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911년 이집트의 엘 나크흘라 (El Nakhla)에서 발견된 운석 nakhlites는 화성 암석임이 밝혀진 다음에 더 큰 미스터리를 남겼습니다. 이 암석이 형성된 연대는 6억 3300만년 전인데 물에서 형성된 증거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래스고 대학의 행성 과학자들과 미국, 이탈리아, 호주, 스웨덴의 과학자들은 나크흘라이트의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했습니다. 물론 이 귀중한 운석을 연구를 위해 파괴시킬 순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전자 역산란 회절법 (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technique)이란 이미징 테크닉을 이용해 비파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 암석이 형성된 장소는 아마도 13-14억년 전 화산 활동이 있던 지역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6억 3300만년 전 소행성이 충돌한 것입니다. 이 소행성 충돌로 인해 지층 아래 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잠시간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열수공과 같은 시스템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시기에 형성된 암석은 그 역사를 간직한 채 있다가 1100만년 전 다시 여기에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우주로 튕겨나간 것입니다. (사진 참조)  



 결국 이 운석은 동시에 생기기 어려운 우연이 계속 겹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억년에 걸쳐 이런 생기기 어려운 일도 발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작은 운석의 기묘한 모험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L. Daly et al. Boom boom pow: Shock-facilitated aqueous alteration and evidence for two shock events in the Martian nakhlite meteorites, Science Advances (2019). DOI: 10.1126/sciadv.aaw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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