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etic map of the British Isles, based on work by Professor Jim Wilson from the University of Edinburgh's Usher Institute and MRC Human Genetics Unit. Credit: The University of Edinburgh)
섬나라인 영국은 대륙과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이민족들이 바다를 건너 이주해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바다 건너온 켈트족이 앵글로 색슨족에 밀려 웨일스, 스코틀랜드 등으로 이주했던 서로마 멸망 이후나 바이킹 침공, 그리고 노르망디공 윌리엄의 영국 정복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10세기 전후 바이킹 침공은 현재 스코틀랜드인의 인종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유전자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에딘버러 대학의 짐 윌슨 교수(Jim Wilson from the University of Edinburgh)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 내 2544명의 유전 정보를 통해 이들의 기원을 연구했습니다. 이런 연구에서 한 가지 문제점은 선진국일수록 최근에 장거리 인구 이동이 많아 지역적 인구 이동의 역사를 밝히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참가자들은 부모가 살던 지역에서 80km 이내에 거주하고 대대로 주거지를 이동하지 않은 토박이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예상한 것과 비슷하게 스코틀랜드 북부와 인접한 섬 지역에서 서부 노르웨이와 비슷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이 많았습니다. 북부 스코틀랜드 인구의 23%는 노르만족 기원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남쪽으로 갈수록 그 비중은 줄어들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슬란드 이주민 중 일부가 북부 아일랜드 및 스코틀랜드에서 기원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역에 있던 노르만족이 이동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인구 집단의 이동으로 여러 유전적 배경을 지닌 민족이나 국가는 매우 흔합니다. 사실 단일 민족이라는 것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념이고 유전적으로는 모두가 혼혈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 역시 예외가 아닐 것 같습니다.
참고
Edmund Gilbert el al., "The genetic landscape of Scotland and the Isles," PNAS (2019). www.pnas.org/cgi/doi/10.1073/pnas.19047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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