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억년 전 협각류의 진화를 알여주는 미니 포식자



(Reconstruction of Mollisonia plenovenatrix, by Joanna Liang. Mollisonia was only about 2.5 cm long. Credit: Joanna Liang, © Royal Ontario Museum)


(Evolutionary tree illustrating the relationship of Mollisonia to other arthropods. This study places it as basal within chelicerates, a group including arachnids (scorpions, spiders, mites, and their relatives), horseshoe crabs and sea scorpions. Certain Cambrian fossils (orange) have played an important role recently in understanding the origin of modern arthropod groups, mandibulates and chelicerates. Credit: Cédric Aria© Royal Ontario Museum)


 지금으로부터 5억년 전인 캄브리아기는 다세포 동물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번성한 시기로 현재 동물문의 조상이 이 시기에 대부분 등장했습니다. 당시 다양성의 증가는 폭발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정도입니다. 과학자들이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증거를 처음 찾아낸 장소는 캐나다 록키 산맥의 버제스 혈암인데 20세기 초 처음 발굴을 시작한 이래 이 장소에서 수만 종의 화석이 발견됐지만, 아직도 새로운 화석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의 버제스 혈암 조시대에서 발굴 작업에 참여한 고생물학자인 세드릭 아리아 (Cédric Aria, a member of the Royal Ontario Museum's Burgess Shale expeditions)는 캄브리아기 절지동물문의 큰 그룹인 협각류 (거미, 전갈, 투구게, 바다전갈 등의 절지동물)의 초기 진화를 밝혀줄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몰리소니아 (Mollisonia plenovenatrix)는 엄지 손가락 크기의 작은 절지동물이지만, 큰 동물이 드물던 당시에는 매우 강력한 포식자였을 것입니다. 이 작은 포식자는 머리 부분에 먹이를 잡는 다리와 감각기관, 그리고 작은 앞다리 같은 협각을 지니고 있어 먹이를 도망치지 못하게 잡고 조금씩 잘라 먹거나 소화시켜 먹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잘 보존된 화석과 최첨단 이미징 기술 덕분에 그 세부 구조를 상세히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몰리소니아는 원시적인 형태의 협각을 지니고 있지만 그 형태는 현재 협각류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가미 역시 현존 협각류의 책허파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몰리소니아는 현존 협각류의 직접 조상보다는 멸종된 가지로 생각됩니다. 


 당시에는 절지동물문에서 여러 가지 생명체가 등장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만 살아남아 현재의 협각류, 대악류 (곤충류 등)이 되고 삼엽충류를 비롯해 아노말로카라스 (공하류) 등 원시 절지동물 및 근연 그룹은 모두 멸종해 사라졌습니다. 아무튼 이 시기 다양한 절지동물이 등장해 환경에 적응한 최적의 생존자를 남기지 않았다면 현재 가장 큰 동물문인 절지동물문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버제스 혈암과 캄브리아기 지층에 잘 보존된 화석 덕분에 우리는 5억년전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화석이 많고 이들에 대해 밝혀야 할 진실이 있기 때문에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A middle Cambrian arthropod with chelicerae and proto-book gills, Nature (2019). DOI: 10.1038/s41586-019-1525-4 , https://nature.com/articles/s41586-019-1525-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