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al abstract from the paper. Generalists can adapt to high carbohydrate sources thanks to a robust TGF-b/Activin signaling pathway. Specialists on the other hand are not as adaptable and cannot survive in similar conditions. Credit: Illustrated by Hiroko Uchida)
초파리는 부르지 않아도 오는 여름철 불청객 가운데 하나입니다. 썩은 과일을 좋아하는 이 작은 곤충은 사실 이름과 달리 (fruit fly, Drosophila melanogaster) 과일 이외에도 다양한 식물성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본래 초파리의 야생 조상은 특정 과일만 먹는 평범한 아프리카 곤충이었지만, 사람과 함께 살게 되면서 인간처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점은 초파리의 애벌레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토 대학의 연구팀(Kaori Watanabe and Yukako Hattori of Kyoto University's Graduate School of Biostudies)은 초파리가 인간처럼 아무거나 잘 먹는 곤충이 된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사했습니다. 야생종과 초파리 애벌레를 탄수화물 중심 먹이, 탄수화물 단백질 먹이, 단백질 먹이로 구분해 먹이고 발현되는 유전자를 조사한 것입니다.
당연히 자연계에서 고기만 먹고 사는 일반 파리의 구더기는 탄수화물이 많은 먹이는 잘 먹지 못했지만 초파리는 문제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TGF-β/Activin 신호 경로 활성화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TGF-β/Activin는 탄수화물 섭취에 필요한 유전자 250여개를 조절하는데 자연상태에서 탄수화물 섭취를 할 이유가 없는 야생 초파리 구더기들은 이를 활성화 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함께 진화한 초파리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사진 참조) 초파리는 아예 애벌레 단계부터 다양한 탄수화물을 섭취해 생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찾지 않는 불청객 중 하나지만, 초파리는 인간 없이 살기 힘들만큼 인간의 삶에 적응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곤충이 인간에게 환영받지는 않겠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사례임이 분명합니다.
참고
"Interspecies Comparative Analyses Reveal Distinct Carbohydrate-Responsive Systems among Drosophila Species" Cell Reports (2019). DOI: 10.1016/j.celrep.2019.08.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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