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 LDV signals from ghost crabs. (a) Amplitude of the vibration signal was significantly greater in the gastric region compared to all other regions. Number of signals analysed, N, noted in parentheses. Solid line, mean; dashed line, median. (b) Regions of crab measured with LDV. Credit: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9). DOI: 10.1098/rspb.2019.1161)
달랑게(ghost crab)는 열대 지방과 아열대 지방의 해안가에 흔한 게로 갯벌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서 천적을 피합니다. 이 게는 무리가 서로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험한 포식자를 발견하면 관절과 집게를 이용해 큰 소리를 내 서로 경고합니다. 이렇게 서로 경고를 해주면 전체의 생존율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달랑게가 내는 소리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운전자가 너무 가까이 다가선 차나 사람에게 경적으로 경고하듯 달랑게도 너무 가까운 동물에 경고하는데, 심지어 움직이는 부분이 없어 보이는데도 뭔가 다른 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및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and the University of California)의 과학자들은 달랑게가 집게나 관절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상황에서 경고음을 내는 원리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 소리는 위장에 있는 작은 이빨을 갈아서 만드는 소리였습니다. 위장에 이빨 같은 딱딱한 구조물이 있어 음식을 추가로 갈아주는 일은 갑각류에서 드물지 않지만, 이를 갈아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달랑게 입장에서는 새로운 장기나 부속지 없이 있는 장기를 이용해서 소리를 내니 일석이조일 것입니다. 연구팀은 X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위장 이빨을 갈아 소리를 내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아무튼 위장에 작은 이빨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지만, 이를 이용해서 경고음을 만든다는 것은 더 독특한 사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Jennifer R. A. Taylor et al. Growling from the gut: co-option of the gastric mill for acoustic communication in ghost crab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9). DOI: 10.1098/rspb.2019.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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