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뿔공룡의 프릴은 성선택 때문에 진화했다


 

(Protoceratrops was a ceratopsian dinosaur from the Cretaceous that grew to around the size of a sheep. Credit: Daderot/Wikimedia Commons)



 트리케라톱스를 비롯한 뿔 공룡은 뿔이 없더라도 머리 뒤의 큰 방패 같은 프릴(frill)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 프릴의 용도에 대해서는 목을 보호하는 방어구, 열을 식히기 위한 방열판, 짝짓기를 위한 상징까지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특징적으로 생긴 프릴이 무리에서 특정 개체를 인식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록 성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가설이 강력히 제시되고 있으나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0597193616



 영국 런던의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앤드류 크냅 박사 (Dr. Andrew Knapp. Department of Earth Sciences,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UK)가 이끄는 연구팀은 많은 개체가 보존된 케라톱스류 뿔공룡인 프로토케라톱스의 프릴을 연구했습니다. 



 통상 공룡 같은 대형 고생물 화석은 한 개체라도 온전히 보존되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파편들이 발견되어 근연종을 토대로 복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몇몇 종은 보존 상태가 우수한 표본이 여러 개 발견됩니다. 프로토케라톱스는 소형 초식공룡으로 몽고 고비 사막에서 보존 상태가 우수한 화석이 여러 개 발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이중에서 30개 두개골 화석을 구해 3D로 스캔하고 형태의 다양성을 분석했습니다. 



 프릴이 방어나 체온 조절의 목적이라면 개체 크기에 관계없이 비슷한 비율로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선행 연구에서는 성체에서 프릴이 매우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은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성체가 되서 프릴이 커진다는 사실은 성선택에 의한 진화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이지만, 연구팀은 무리에서 개체 인식이나 혹은 같은 종을 인식하는 기능에도 주목했습니다. 



 많은 동물에서 성선택이 일어나는 경우 암수의 차이가 명확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슴의 뿔이나 공작의 깃털은 모두 수컷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공룡 화석에서 암수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30개의 표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성적 이형성 (sexual dimorphism)의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동물은 암수가 서로를 인식하기 위해 비슷한 장식을 발전시키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성선택 목적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방어 목적이나 체온 조절 목적이라는 가설을 지지 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마도 성선택 혹은 개체를 인식하기 위한 사회적 선택의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연구팀은 두 가지 목적이 다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사실 쥐라기 공원처럼 공룡을 복원하지 않는 이상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과학이기 때문에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2-dinosaur-frills-result-sexual.html


A. Knapp et al. Three-dimensional geometric morphometric analysis of the skull of Protoceratops andrewsi supports a socio-sexual signalling role for the ceratopsian fril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1). DOI: 10.1098/rspb.2020.293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