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hipods under the microscope. Credit: Patek Lab)
딱총 새우는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2cm에 불과한 몸길이를 지닌 딱총 새우도 고래에 지지 않을 만큼 큰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딱총 새우는 독특한 집게를 진화시켜 여기서 강력한 음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음파 총알은 먹이를 기절시키거나 자신을 방어할 용도로 사용됩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100168253721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바다에서 가장 빠른 집게를 지닌 갑각류를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십각목인 딱총 새우와는 다른 계통인 단각목 (Amphipod)에 속하는 갑각류입니다. 단각목은 매우 흔한 갑각류로 해조류나 혹은 동물 사체 등을 먹는 청소부 동물입니다. 대부분은 수mm 이하의 작은 크기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해양 생태계의 먹이 사실과 청소에 큰 역할을 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듀크 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쉴라 파텍 교수(Sheila Patek, a Professor of Biology at Duke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mm에 불과한 작은 크기를 지닌 단각류인 듈리치엘라(Dulichiella cf. appendiculata)가 바다에서 가장 빠른 주먹을 지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작은 갑각류는 몸무게의 30%가 넘는 거대한 부속지를 지니고 있는데, 이를 1mm까지 갑자기 내밀었다가 다시 회수할 수 있습니다. 딱총 새우와 달리 진짜 주먹을 내미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93마이크로초(μs) 사이에 이뤄지며 그 속도는 17m/s에 달합니다. 심지어 가속도는 24000㎨ 수준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내밀지만, 워낙 작은 크기로 눈에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그 존재를 잘 몰랐습니다. 이 주먹은 너무 빨라서 물속에서 강력한 워터 제트를 일으키는데, 아마도 먹이를 잡거나 상대를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확한 용도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아무튼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미세 세계에 가장 빠른 주먹을 지닌 생물이 살았다는 것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2-shrimplike-crustaceans-fastest-snappers-sea.html
Current Biology, Longo et al.: "Snaps of a tiny amphipod push the boundary of ultrafast, repeatable movement" www.cell.com/current-biology/f … 0960-9822(20)31877-7 , DOI: 10.1016/j.cub.2020.12.025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