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빙하기 북극해는 민물 호수였다?



 (In glacial periods with low sea levels, exchange with the Pacific was halted and exchange with the North Atlantic was extremely reduced, while the Arctic basin was still receiving freshwater input. Exchange could only occur through narrow gateways in the Greenland-Scotland-Ridge. The sequence of three sketches shows (1) a period of freshening of the Arctic Ocean followed by (2) the release of freshwater to the North Atlantic, when saline water entered the Arctic Ocean and (3) sudden melting of the Arctic ice sheet upon contact with the relatively warm and salty Atlantic water. Credit: Alfred Wegener Institute/Martin Künsting)



 빙하기에는 북반구 고위도 지역이 대부분 두꺼운 빙하로 덮혀 있었습니다. 현재의 북유럽, 캐나다, 미국 북부 지역, 시베리아 등 광범위한 지역에 두꺼운 빙하가 발달했고 해수면은 지금보다 130m 정도 낮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시기 북극해가 두꺼운 빙하 아래 호수처럼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와 브레멘 대학의 해양 환경 과학 센터(Alfred Wegener Institute Helmholtz Centre for Polar and Marine Research (AWI) and MARUM Center for Marine Environmental Sciences at the University of Bremen)의 과학자들은 북극해 아래 존재했던 빙하 호수의 민물이 바다로 대거 유입되면서 큰 기후 변화를 일으켰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북극해 아래 민물 빙하 호수가 형성되었던 시기를 조사하기 위해 북극해 아래 지층을 드릴로 뚫어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바닷물에는 극미량이지만 우라늄 동위원소가 존재합니다. 이 우라늄은 해저 지층에 쌓인 후 토륨 - 230를 남기며 붕괴합니다. 반면 눈이 얼어 생긴 빙하에는 이런 무거운 원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토륨 - 230이 없는 지층은 바닷물이 아니라 빙하가 녹아 생긴 민물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지난 15만년 가운데 6-7만년 전, 그리고 13-15만년 전에는 북극해의 상당 부분이 두꺼운 빙하에 덮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고여서 생긴 호수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호수는 깊이가 최대 900m에 달하고 물의 양도 상당히 많아서 바다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지만, 모두 민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빙하가 후퇴하고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짠 바닷물이 이 빙하 호수 안으로 파고들게 됩니다. 빙하 호수 안으로 들어온 바닷물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아래로 가라앉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민물을 바다로 밀어내게 됩니다. (그림 참조) 결국 빙하기가 정점을 지나고 지구 기온이 올라가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차가운 민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그 양은 연간 1200㎦ 혹은 1.2조㎥에 달합니다. 대략 1.2조t의 차가운 민물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과학자들은 빙하기에도 상당히 기후 변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흘러들어간 민물이 기후 변동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지구 온난화 시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가 녹아 차가운 민물이 대거 유입될 경우 해류의 흐름을 바꾸고 수온을 변화시켜 기온 변화와 이상 기후가 더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과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혀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2-arctic-ocean-shelf-ice-freshwater.html



 

Glacial episodes of a freshwater Arctic Ocean covered by a thick ice shelf,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1-03186-y , 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186-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근육 떨림을 막는 전자 임플란트

  (Three of the muscle-stimulating implanted electrodes – these ones are attached to silicone tubes which were used to more easily extract them from test subjects' bodies once the study was completed. Credit: Fraunhofer IBMT) ​ (A diagram of the system. Credit: Equinor Open Data License) ​ ​ ​ 근육이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떨림 (tremor, 진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현재까지는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립 연구 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가 이끄는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 미국 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 ​ 이 연구는 국제 과학 컨소시엄인 EXTEND 프로젝트의 일부로 신체에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전극을 넣어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 방법은 간단합니다. 생체 적합 물질로 만든 길이 3cm, 지름 1mm 크기의 백금-이리듐/실리콘 (platinum-iridium/silicone) 임플란트를 근육 속에 넣습니다. 각 임플란트엔 센서와 액추에이터 역할을 할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극은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 ​ 이 임플란트는 근육의 떨림이나 이상 동작을 파악하면 신호를 보내 움직임을 멈추게 합니다. 초기 임상 실험 결과는 1-2시간 정도 작동으로도 더 긴 시간동안 떨림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이르지만, 먼가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전자 임플란트 같습니다. ​ ​ 참고 ​ ​ https://newatlas.com/health-w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