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lung cells (blue) infected with SARS-CoV-2 (red). Courtesy of Hekman, et al. Credit: Hekman, et al.)
지난 1년 간 전 세계에서 코로나 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시도가 진행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중증 코로나 19 환자에서 사망율을 낮추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에는 실패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유일한 약물은 덱사메타손 뿐입니다. 렘데시비르나 항체 치료제가 실험실 환경에서 효과가 있지만,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한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국립 신종 감염병 연구소 National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Laboratories (NEIDL)과 Center for Regenerative Medicine (CReM), Network Systems Biology (CNSB) 등 보스턴 대학의 연구소들은 인간 폐세포와 조직에 SARS-CoV-2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중증 코로나 19에서 폐 감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낮은 온도에서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후 세포의 변화를 상세하게 관찰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는 유전물질과 단백질의 조합으로 증식을 위해서는 반드시 숙주 세포의 자원을 활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숙주 세포를 그 목적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연구팀은 생각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SARS-CoV-2 바이러스는 감염 후 3-6시간 이내로 세포질은 물론 세포핵의 막까지 변화시킬 정도로 세포를 변화시켰습니다. 이는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핵막(nuclear membrane)을 손상시키면 세포는 제기능을 못해 급격히 사멸하게 됩니다. 세포는 죽으면서 위급 신호를 보내는데, 결국 이것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오히려 강력한 면역 반응은 폐조직을 더 손상시켜 빠른 폐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미 중환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상태가 악화된 코로나 19 환자의 경우 뒤늦게 렘데시비르를 사용해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은 이렇게 빠른 SARS-CoV-2 바이러스의 세포 손상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워낙 빠르게 세포를 손상시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바이러스 억제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면역 억제제가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취소할 이유는 없습니다. 코로나 19 감염 초기에 빠르게 바이러스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한다면 얼마든지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목적이라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초기 환자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부작용이 미미한 약물이어야 합니다.
다만 코로나 19의 병태 생리는 아직도 모르는 내용이 많습니다. 어쩌면 중증 코로나 19 환자에서도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가 있는데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접근법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를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Ryan M. Hekman et al, Actionable Cytopathogenic Host Responses of Human Alveolar Type 2 Cells to SARS-CoV-2, Molecular Cell (2020). DOI: 10.1016/j.molcel.2020.11.028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1-coronavirus-lung-cells-mere-hou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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