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초기 불가사리의 진화를 보여주는 4억 8000만년 전 화석



 

(Cantabrigiaster fezouataensis from the Lower Ordovician (Tremadocian) Fezouata Shale, Zagora Morocco. Credit: Collection of Yale University)




(Reconstruction of Cantabrigiaster fezouataensis by Madmeg. Credit: Madmeg)



 불가사리, 성게, 바다나리, 해삼 등은 모두 극피동물문 (echinoderms)에 속합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다른 그룹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모두 5방사 대칭 동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 동물문처럼 극피동물 역시 캄브리이기에 등장해 5억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현재처럼 독특한 외형을 지닌 여러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극피동물은 불가사리나 거미 불가사리 같은 불가사리아문, 성게와 해삼을 포함한 성게아문, 그리고 바다나리를 포함한 바다나리 아문으로 나눌 수 있습나다. 



 극피동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69515&cid=63057&categoryId=63057



 그런데 사실 극피동물이 어떻게 세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극피동물의 부드러운 몸 때문에 보존 상태가 우수한 화석이 많지 않아 이를 연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옥스퍼드 대학의 아론 헌터 박사(Dr. Aaron Hunter)와 그 동료들은 모로코의 안티 아틀라스 산맥에서 오르도비스기 초기의 불가사리 비슷한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칸타브리기아스터 페조우타엔시스 (Cantabrigiaster fezouataensis)라는 복잡한 명칭의 이 고대 불가사리 같은 생물은 불가사리를 닮은 외형과 달리 현대 불가사리에서 볼 수 있는 신체 구조의 60%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불가사리와 바다나리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화석들은 오르도비스기 초기라는 점을 생각할 때 매우 예외적으로 보존 상태가 좋을 뿐 아니라 수백 개의 개체가 동시에 발견되어 극피동물의 초기 진화와 분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사실 오르도비스기에는 모든 동물문의 조상이 등장한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이어 오르도비스기 다양화 사건 (Ordovician Biodiversification Event)이 발생했습니다. 초기 동물문의 조상 중 일부가 살아남은 후 다양하게 분화해서 현생 동물에 더 가까운 그룹들이 대거 탄생한 것인데, 극피동물 역시 그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헌터 박사는 우리가 오르도비스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현생 동물의 조상들을 보고서 어떤 동물인지 알아볼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이 불가사리 화석은 거의 4억 8000만년 정도 된 화석인데도 불가사리라고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드문 경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바다나리와 불가사리 아문의 조상이 분기되기 전 화석이지만) 저처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불가사리라는 반응이 바로 나올 것 같습니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이 시기에도 스펀지 (해면 동물)는 있었으니 스펀지 밥과 뚱이의 모습은 그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1-starfish-like-fossil-reveals-evolution-action.html


https://newatlas.com/biology/fossils-origin-starfish/


Aaron W. Hunter et al. A new somasteroid from the Fezouata Lagerstätte in Morocco and the Early Ordovician origin of Asterozoa, Biology Letters (2021). DOI: 10.1098/rsbl.2020.080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