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871 - 금성 생명체 신호는 잘못된 해석?



 (A new study disputes the earlier detection of a potential biosignature for life in the atmosphere of Venus. Credit: NASA/JPL-Caltech)



 

 금성은 생명체가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표면 환경을 지닌 행성입니다. 대기의 96%는 이산화탄소로 이로 인한 강력한 온실 효과 때문에 표면 온도는 섭씨 464도에 달합니다. 기압 역시 지구 표면의 92배로 초고온 고압 환경입니다. 그래서 구소련과 미국이 보낸 탐사선들도 금성 표면에서는 몇 시간 버티지 못하고 임무를 종료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금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표면에서 40-60km 정도 되는 금성의 구름입니다. 여기서는 기압과 기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수증기와 태양 에너지도 있기 때문에 방사선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박테리아 같은 생물체가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사는 이 위치에 풍선 혹은 비행선 형태의 탐사선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071983669


               https://blog.naver.com/jjy0501/221242832773



 그런데 작년 영국 과학자팀은 금성 대기에서 어쩌면 생명체의 징후일지도 모르는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연구티은 제임스 클락 맥스웰 망원경 James Clerk Maxwell Telescope (JCMT)과 알마 (ALMA)를 이용해서 금성에서 예상보다 많은 포스핀 (phosphine)의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포스핀 자체는 살충제로도 쓰이는 유독한 물질이지만, 생물학적 과정에 의해 생산될 수 있어 미생물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 대학의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연구팀은 포스핀이 금성 대기에 세 번째로 흔한 물질인 이산화황 (sulfur dioxide)과 비슷한 주파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신호를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포스핀을 검출했다고 주장하는 고도인 80km 지점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이 위치는 중간권 (mesosphere)으로 포스핀 같은 화학 물질은 매우 빠르게 분해됩니다. 만약 이 위치에서 이 정도 수준의 포스핀이 생물학적 과정에 의해 검출되기 위해서는 금성의 구름에서 지구보다 훨씬 많은 양의 포스핀이 생성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2020년의 연구 결과는 이산화황 신호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금성 구름에 절대 생명체가 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존재 여부는 역시 그 위치에 탐사선을 보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사가 실제 탐사선을 보낼 수 있다면 상당히 의외의 사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pace/phosphine-biosignature-life-venus-mistake/


https://arxiv.org/abs/2101.0983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