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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의 법칙 연장? 밸리트로닉스



(Valleytronics utilizes different local energy extrema (valleys) with selection rules to store 0s and 1s. In SnS, these extrema have different shapes and responses to different polarizations of light, allowing the 0s and 1s to be directly recognized. This schematic illustrates the variation of electron energy in different states, represented by curved surfaces in space. The two valleys of the curved surface are shown. Credit: Berkeley Lab)


 현재 반도체 공정 미세화는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물론 발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죠. 이대로면 결국 회로의 선폭 자체가 원자 몇 개까지 줄어들어 더 이상 줄이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과 IT 기업들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나 양자 컴퓨터 같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버클리 연구소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Berkeley Lab))의 과학자들은 싱가포르 및 중국의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밸리트로닉스 (Valleytronics) 기술을 개발해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습니다. 밸리트로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대안 중 하나로 결정화 물질의 상태에 다라 0과 1을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황화주석 tin(II) sulfide (SnS) 소재를 이용해서 서로 다른 편광을 지닌 빛 (polarizations of light)을 흡수해 선택적으로 다른 파장과 편광의 빛을 내놓는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전자가 서로 다른 에너지 수준에서 정보를 저장하는 것으로 정보의 저장 및 처리 단위를 분자단위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황화주석 밸리트로닉스 소재는 극저온이 아니라 상온에서도 잘 작동하며 각각의 에너지 밸리(valley)를 개발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반도체 회로에 더 가까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무어의 법칙을 연장할 새로운 반도체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연구는 버클리 연구소와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Beyond Moore's Law")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기초 기술의 개발을 넘어 상용화를 위해 다른 기업과 협업하면서 앞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무튼 무어의 법칙이 더 연장되기 위해서는 결국 분자 단위까지 반도체 소자가 작아져야 할 것인데,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Shuren Lin et al, Accessing valley degree of freedom in bulk Tin(II) sulfide at room temperature, Nature Communications (2018). DOI: 10.1038/s41467-018-038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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