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redit: NASA/CXC/Columbia Univ./C. Hailey et al.)
앞서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우리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00백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은하가 중심부에 거대 질량 블랙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은하 중심부는 은하에서 밀도가 가장 높은 장소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엄청난 크기의 블랙홀이 형성됩니다.
다른 한편으로 은하에는 여러 개의 항성 질량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태양 질량의 5-30배 정도 질량을 지니고 있으며 물질을 흡수하지 않으면 사실 관측이 곤란한 천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은하 중심 블랙홀과 달리 쉽게 그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런 항성 질량 블랙홀 역시 물질의 밀도가 높은 은하 중심부에 생성되기 쉽습니다. 이론적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추정된 바에 따르면 최대 2만개의 항성 질량 블랙홀이 우리 은하 중심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콜럼비아 대학의 척 헤일리(Chuck Hailey of Columbia University in New York)와 그 동료들은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 데이터를 통해 우리 은하의 거대질량 블랙홀 주변 항성 질량 블랙홀을 조사했습니다. 물론 블랙홀이 단독으로 있으면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주변 동반성에서 물질을 흡수하는 X선 쌍성계 (X ray binary)는 검출이 가능합니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뜨거운 물질이 X선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하중심 블랙홀 (Sagittarius A* (Sgr A*))에서 내뿜는 강력한 X선 옆에 작은 X선원을 연구한다는 것은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을 연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Sgr A* 주변 3광년 이내에서 14개의 X선 쌍성계를 찾아냈습니다. 사실 수많은 블랙홀 가운데 비교적 밝은 것만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연구팀은 Sgr A*에 300개에서 수천 개의 블랙홀이 존재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하 중심부에는 1만개에서 4만개의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블랙홀이 매우 드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은하 중심부에는 그렇게 드문 존재가 아닐 지 모릅니다. 아마도 이런 장소에는 행성이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어쩌면 은하 중심부에는 SF 소설의 주제로 흔히 등장하는 블랙홀과 매우 가까운 행성이 실제로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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