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rendition of the galaxies Akira (right) and Tetsuo (left) in action. Akira's gravity pulls Tetsuo's gas into its central supermassive black hole, fueling winds that have the power to heat Akira's gas. Because of the action of the black hole winds, Tetsuo's donated gas is rendered inert, preventing a new cycle of star formation in Akira. Credit: Kavli IPMU)
보통 일반 대중에게 블랙홀은 무엇이든 흡수하는 검은 구멍 정도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은하와 우주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천체입니다. 특히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은 은하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쿄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자들은 SDSS-IV MaNGA 데이터를 통해 은하의 진화에 블랙홀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지구에서 먼 거리에서 관측되는 은하일수록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빛이 지구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관측을 통해서 은하의 진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젊은 은하들은 가스는 많고 별은 적어서 매우 활발하게 별을 형성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가스는 적어지고 별은 많아지면서 반대로 별을 적게 생성하는 나이든 은하가 됩니다. 이런 과정은 사실 당연하지만, 그 과정은 당연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별 생성 속도가 연속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불이 꺼진 (turn off) 것처럼 어느 순간 극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은하 중심 블랙홀에서 나오는 바람이 그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블랙홀 주변에는 강착 원반이 형성되고 여기와 그 주변에서 강력한 물질이 분출될 수 있습니다. 블랙홀의 제트 역시 물질을 분출하는 중요한 경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물질이 은하계 전체로 퍼지게 되면 별의 형성을 방해합니다. 차가운 가스일수록 쉽게 뭉처서 별이 되는 데 뜨거워지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아키라(Akira)라는 은하가 그 좋은 사례라고 소개했습니다. (모식도) 이 은하 중심 블랙홀이 이웃 은하의 가스까지 흡수해 강력한 물질을 뿜어내는 덕분에 별의 형성이 억제되고 있는 것입니다.
블랙홀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그 영향에서 예외가 될 순 없겠죠. 그렇게 생각하면 블랙홀은 저 멀리 존재하는 괴물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있는 동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참고
Suppressing star formation in quiescent galaxies with supermassive black hole winds, Nature, nature.com/articles/doi:10.1038/nature18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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