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텔)
인텔이 본래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LTE/3G 통합 아톰 플랫폼인 소피아(SoFIA) 및 브록스톤(Broxton)을 공식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뒤집어 말해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둘 다 저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이었으니 말이죠.
본래 인텔은 2016년 하반기에 새로운 골드몬트 아키텍처 기반의 아톰 프로세서를 이용한 3G/LTE 통합 아톰 X3 제품군을 내놓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텔이 이전에 내놓은 다양한 모바일 프로세서들은 태블릿 이하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아톰 프로세서를 쓴 젠폰 2 같은 제품도 있기는 했지만, 시장에서 극소수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저가 공세로 명맥을 이어왔는데 이제는 너무 손실이 크고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포기하는 것이 적절한 판단으로 생각됩니다.
오래전 포스트를 작성한 적이 있지만, 과거 ARM과 사이가 좋았던 10여년 전에는 인텔과 ARM이 손잡고 Xscale 프로세서를 제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97721066 참조) 이 시절 초기 상태의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았던 것은 인텔제 ARM 프로세서들이었죠.
하지만 인텔은 자사의 아톰 프로세서의 힘을 믿고 ARM 부분을 마벨에 매각해 버립니다. 그리고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았을 때 이미 시장은 크게 변해있었습니다. 퀄컴, 삼성, 애플이 ARM 기반으로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해 버린 것이죠.
이후 인텔은 이 부분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가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 애썼습니다. 저가 태블릿 시장을 장악하려고 아톰 프로세서를 공짜나 다름없이 풀었고 막대한 돈을 들여 x86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회사는 적어도 수십 억 달러 이상의 손실만 입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달성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정확한 손실 규모는 추정마다 다르긴 하지만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사정이 이렇게 된 만큼 스마트폰 시장을 노린 SoC들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놀랍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제까지 개발된 기술은 태블릿 및 IoT 등 시장에서 써먹을 수 있으므로 다 낭비는 아닐 것입니다. 손실 규모도 적지 않겠지만, 인텔의 순이익이 적지 않으니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입니다.
소피아는 취소되었지만 태블릿과 저가 노트북 시장을 겨냥한 골드몬트 기반 아톰 프로세서는 차질없이 출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브록스톤과 태블릿 용의 윌로우 트레일(Willow Trail)은 취소되는 것 같지만, 골드몬트 기반의 아폴로 레이크 ( http://blog.naver.com/jjy0501/220684779554 참조)가태블릿 및 저가 노트북 시장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여담이지만, 정말 10년 전 인텔이 스마트폰 프로세서 부분을 매각할 때 이런 미래를 과연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정말 미래는 알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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