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전지(fuel cell)은 매우 효율이 높고 에너지 저장 밀도도 우수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비싸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연료 전지 자체도 비싸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널리 사용되는 연료인 수소가 저장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입니다. 수소가 미래 연료가 되리라는 낙관적인 전망 뒤에는 저장과 수송에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비관적인 사실이 숨어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수단이 연구중인데 오사카 대학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바닷물을 이용해서 과산화수소(H2O2)를 만드는 화학 태양전지를 선보였습니다. 과산화수소는 수소에 비해서 물론 에너지 저장밀도는 낮지만, 대신 훨씬 안전하고 쉽게 액체 상태로 보관이 가능합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해서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광촉매 (photocatalytic) 방식은 이전에도 소개된바 있으나 연구팀이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광촉매는 48 밀리몰(mM)의 농도를 달성해 이전에 개발된 2mM 수준의 광촉매에 비해서 효율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상용화를 위해서 갈길이 먼 상태입니다. 이들이 개발한 과산화수소 연료 전지는 태양 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효율이 0.55%에 불과하며 다시 연료 전지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효율은 절반 정도라 태양 - 전기 전환 효율이 최종적으로 0.28%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 상용화가 가능하려면 앞으로 에너지 변환 효율을 더 크게 높여야 합니다. 일단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만 있다면 과산화수소는 보관이 상대적으로 편하기 때문에 낮에 과산화수소로 변환한 후 다시 저녁때는 전기를 생산하는 24시간 전력 생산 화학 태양 전지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는 물론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개념상으로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참고
Kentaro Mase et al. "Seawater usable for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hydrogen peroxide as a solar fuel." Nature Communications. DOI: 10.1038/ncomms1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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