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lasspoint)
태양열 에너지와 석유 같은 화석 연료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를 보완하거나 협력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좀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일일수도 있지만, 지금 오만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태양열 설비는 하루 6천 톤의 증기를 생산해 발전기를 돌리는 대신 석유를 쉽게 채취하는 데 사용되게 됩니다.
약간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원리를 설명하면 간단합니다. 현재 쉽게 채취가 가능한 석유는 거의 대부분 채취가 된 상태입니다. 과거처럼 구멍만 뚫으면 뿜어져나오는 석유는 이제는 찾기가 어렵죠. 그러면 과거에는 채취 비용이 높아서 그냥 놔둔 석유를 채취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동원합니다.
바닷물을 집어 넣어서 그위에 뜬 석유를 채취하는 방법은 이제는 꽤 고전적인 방식이고 최근에는 이산화탄소를 집어 넣어서 친환경적으로 석유를 채취하기도 하고 세일 오일처럼 고압의 물을 이용해 균열을 만드는 프랙킹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방식은 비용과 에너지가 더 들어갑니다. 따라서 저유가 시대에는 많은 석유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오만 역시 만찬가지인데, 현재 채취가 쉬운 석유는 거의 다 뽑아냈고 이제 남은 석유는 무겁고 끈적끈적한 석유(heavy oil) 입니다. 그냥 파이프만 박아서 뽑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뜨거운 증기를 이용해서 채취가 쉽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천연 가스를 사용하는데, 당연히 비용이 적지 않게 소모됩니다. 물론 귀중한 자원인 천연 가스가 소모되면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방법과도 거리가 멀죠.
이쯤 설명하면 어떻게 태양열 에너지로 대체하는 지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태양열로 만든 증기를 바로 투입하면 전력 생산을 위해 한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에너지 효율적으로 증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태양열을 사용할 경우 연간 5.6조 BTU(British Thermal Units)의 천연 가스를 아낄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 본다면 훨씬 비용효과적입니다. 이 태양열 설비의 명칭은 미라 (Miraah) 인데, 이름 그대로 거대한 오목 거울로 태양열을 모읍니다. 건설 비용은 6억 달러라고 하네요.
(동영상)
3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대지위에 건설되는 36개의 온실은 자체적으로 사막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청소하는 자동화 설비를 갖춰 최소의 인력으로 운용이 가능합니다. 완공 예정은 2017년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시대가 와야하겠지만, 당분간은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더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왕에 사용해야 한다면 이렇게 해서 만든 친환경 (?) 석유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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