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rtist’s impression of the polar orbit of WASP-79b. Credit: ESO/B Addison)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관측하면서 태양계 같은 행성계가 우주에 흔하지만, 동시에 태양계와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행성과 행성계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마치 우물안 개구리가 우물속에서 보는 하늘이 전부인지 알다가 우물 밖으로 나와서 세상의 다양한 풍경을 접하고 놀라듯이 과학자들 역시 다양한 외계 행성계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가운데 하나는 바로 공전 궤도면입니다. 외계 행성의 공전 궤도는 측정이 쉽지 않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 91개의 외계 행성의 공전 궤도면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성들 가운데 1/3 이상인 36개가 항성의 적도와 공전 궤도면이 2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개념도에서 보듯이 WASP-79b 같은 외계 행성은 극궤도 위성처럼 공전면이 항성 자전축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이 행성은 태양이 동서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으로 이동하는 셈입니다.
태양계의 8개 행성은 모두 공전 궤도면이 태양의 적도면에 크게 벗어나지 않게 존재합니다. 행성이 별의 적도면에 일치하는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생성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놀라운 일은 외계 행성 가운데는 각도가 꽤 비틀어진 게 많다는 것이죠.
현재 생성되는 원시 행성들을 보면 이들이 생성 초기부터 각도가 기울어졌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남는 설명은 이들의 공전 궤도면이 처음과 달리 변했다는 것입니다.
가능한 설명 가운데 하나는 동반성이 있는 경우 그 중력의 작용으로 조금씩 행성의 궤도가 변해서 지금처럼 되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거대 행성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공전 궤도가 바뀌는 경우라면 보통 같은 공전면에서 궤도가 변경되므로 공전 각도까지 큰 폭으로 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외에 다른 원인도 존재합니다. 일단 어느 정도 이상 궤도각이 변하면 그 이후에는 행성계 내 다른 행성 및 항성과의 중력 작용으로 각도가 더 커지는 Kozai-Lidov mechanism 역시 가능한 설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91개 행성 가운데 9개는 아예 역행성 궤도 (retrograde orbit)를 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 행성들이 다른 행성계에서 생성된 후 포획되었거나 혹은 엄청난 충돌로 궤도가 크게 변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는 태양계에서 살다보니 우물안 개구리처럼 태양계 같은 행성계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 있는 다양한 행성계는 여러 가지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우물에서 나온 개구리처럼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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