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휴대전화가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나간 후 상당히 큰 파장이 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곧 대중의 뇌리에서 사리진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일부 연구에서 장시간 휴대폰 사용시 뇌 종양의 일종인 glioma (신경 교종) 발생률이 높아진 것 같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작년에 IARC 산하의 연구 그룹에서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 (예를 들어 하루 30 분씩 10 년간) 이 신경 교종의 위험인자라는 제한적인 증거 (2B classification) 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왜냐하면 아니라는 연구도 적지 않기 때문이죠. 최근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진행된 역사상 가장 큰 연구에서 이 내용이 다시 부정된바 있습니다. 이는 358403 명의 사용자를 최대 18 년간의 기간 동안 관찰한 것으로 사실상 휴대폰이 대중적으로 도입된 이후 진행된 국가 규모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BMJ 에 보고한 바에 의하면 덴마크에서 진행된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30 세 이상 덴마크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한 인구 집단과 1990 년에서 2007 년 사이 중추신경 종양이 발생한 10729 명의 환자를 비교한 결과 의미있는 차이를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즉 오랬동안, 그리고 장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록 뇌종양이 더 많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런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는 전국민 의료 보험이 잘 된 유럽 국가에서 유리한 듯 합니다)
한편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에서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 352 명의 뇌종양 환자와 646 명의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7 세에서 19 세 사이 소아와 청소년에서 휴대 전화 사용이 뇌종양의 빈도를 더 높이는 것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근 노르웨이 전문가 위원회 (Norwegian Expert Committee ) 이런 연구들을 종합해서 International Commission on Non-ionising Radiation Protection (ICNIRP) 와 비슷한 권고안을 만들었습니다. 즉 휴대폰 사용 및 무선 인터넷 (Wireless Networks) 의 사용이 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앞서 IARC 의 리포트와는 다소 상충되는 내용일 수 밖에 없는데 사실 휴대전화가 50 억대나 보급된 시점이고 무선 인터넷도 널리 보급된 상황이며 더 나아가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다양한 장치들이 아주 널리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 그리고 물론 지구 자체의 지자기를 비롯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자기장도 있음 - 진짜로 이것들이 뇌 종양이나 다른 종양들을 증가시킨다면 지금까지 아주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악성 신경 교종 (malignant glioma) 는 미국에서만 년간 1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생기는데 휴대폰 보급 정도를 생각하면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신경 교종이 크게 증가해야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되겠죠. 그러나 그런 증가가 의심되지는 않앗습니다. 따라서 IARC 의 보고서는 다소 성급한 결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그렇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IARC 역시 장시간 오랜 세월에 걸쳐 휴대폰을 사용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의심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10 년간 매일 휴대폰을 30 분 이상 사용한다는 것은 대개는 드문 케이스 일 것이고 현재는 핸즈 프리나 이어폰등을 이용해 전화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더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100% 아니라곤 할 수 없는 결과겠죠.
따라서 비전리 방사선에 대한 안전성 이슈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전자기기들은 인체에 영향을 주기에는 매우 약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긴 하지만 만약에라도 있을 지 모르는 인체의 유해한 작용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진행되야 안전한 기기의 사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여기에는 암 뿐만이 아니라 불임, 면역 시스템, 행동 장애등 여러가지 건강상의 이슈가 포함되며 휴대 전화 뿐 아니라 Wi-Fi 를 비롯한 여러 무선 네트워크 및 다양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아주 낮은 빈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또 아주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반인들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사실 각국의 보건 당국 및 연구자들은 이런 기기들이 혹시라도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모니터링 및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만약 문제가 되는 기기가 있다면 안전한 사용을 위한 지침을 만들거나 규제하거나 혹은 퇴출 시켜야 합니다.
아무튼 적어도 현재까지 일반적인 수준의 휴대 전화 사용 -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수분 - 의 경우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많이 사용하는 경우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순 없습니다. (앞서 봤듯이 아니라는 연구도 있으나 일부 그렇다는 연구도 있음) 따라서 휴대 전화 사용으로 인한 전자파를 피하기 위해 핸드 프리나 혹은 그런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은 만약의 가능성을 위해 권장될 수 있습니다. 대개 일반인이 사용하는 전자기기 중 휴대전화가 많은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데 핸즈 프리의 사용은 그 정도를 크게 감소시킵니다.
일반인이 휴대 전화 사용을 크게 꺼려야 할 만큼 암 발생 위험성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WHO 는 IARC 의 기준에 따라 Group 2B 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만큼 이와 같은 주의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루에 30 분 이상 휴대 전화 통화를 많이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해야 하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s:
- P. Frei, A. H. Poulsen, C. Johansen, J. H. Olsen, M. Steding-Jessen, J. Schuz. Use of mobile phones and risk of brain tumours: update of Danish cohort study. BMJ, 2011; 343 (oct19 4): d6387 DOI: 10.1136/bmj.d6387
- A. Ahlbom, M. Feychting. Mobile telephones and brain tumours. BMJ, 2011; 343 (oct19 4): d6605 DOI:10.1136/bmj.d6605
- John D. Boice, Jr and Robert E. Tarone. Cell Phones, Cancer, and Children. J Natl Cancer Inst, July 27, 2011 DOI: 10.1093/jnci/djr285
- Denis Aydin, Maria Feychting, Joachim Schuz, Tore Tynes, Tina Veje Andersen, Lisbeth Samsø Schmidt, Aslak Harbo Poulsen, Christoffer Johansen, Michaela Prochazka, Birgitta Lannering, Lars Klæboe, Tone Eggen, Daniela Jenni, Michael Grotzer, Nicolas Von der Weid, Claudia E. Kuehni, and Martin Roosli. Mobile Phone Use and Brain Tumors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 Multicenter Case–Control Study. J Natl Cancer Inst, July 27, 2011 DOI:10.1093/jnci/djr244
덧) 이전의 Lennart 등의 10 년간의 과도한 휴대폰 사용이 뇌종양 증가의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
-> Hardell, Lennart; Carlberg, Michael; Soderqvist, Fredrik; Mild, Kjell Hansson; Morgan, L. Lloyd (2007). "Long-term use of cellular phones and brain tumours: Increased risk associated with use for ≥10 years".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64 (9): 626–32. doi:10.1136/oem.2006.029751.PMC 2092574. PMID 1740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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