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화석은 쇼비지니스가 아니다 - Ida 이야기





 1983 년, 독일의 메셀 핏 Messel pit 에서 훗날 아이다 (Ida) 라고 이름이 붙은 화석이 발견됩니다. 메셀 핏은 프랑크프루트 암 마인 (Frankfurt Am Main) 남동쪽으로 35 km 떨어진 지점으로 풍부한 역청질 혈암 (Bituminous Shale) 층과 여기서 발견된 많은 화석으로 유명해진 장소입니다. 이 장소는 그 중요성으로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 (UNESCO world heritage site) 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다는 대략 4700 만년전의 원시적 영장류 화석으로 꼬리를 포함 58 cm 정도 되는 청소년기 암컷 화석으로 추정됩니다. 이 화석은 초창기 영장류 화석으로는 정말 이례적일 만큼 완벽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며 당연히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 화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석이 전문적인 과학 연구자가 아닌 한 아마추어 발굴자 손에 의해 발견되면서 순탄치 않은 역사가 시작됩니다.




(아이다 (Ida) 라고 명명된 Darwinius masillae 의 화석 Main slab of Darwinius masillae (specimen PMO 214.214), new genus and species, from Messel in Germany.  저자   Jens L. Franzen, Philip D. Gingerich, Jorg Habersetzer1, Jørn H. Hurum, Wighart von Koenigswald, B. Holly Smith) 


 일단 이야기를 하기 전 아이다에 대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다의 구체적인 학명은 Darwinius masillae 인데 이 종에 속한 유일한 화석입니다.  D. masillae 의 화석을 분석한 Jens L. Franzen 등은 (2009 년) 이 화석을  Notharctidae 과 (멸종된 원시 영장류의 과) 의 아과 (subfamily) 인 Cercamoniiae 에 위치시켰습니다. 그리고 더 큰 계통학적 나무에서 이들이 보다 큰 그룹인  Adapoidea 에 속한다고 주장했습니다. 


 Franzen 등 연구자들은 이 화석이 초창기 직비원아목 (haplorhine. 인간과 다른 영장류를 포함한 그룹)의 다양한 적응 방산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고생물학자들은 이와 같은 분류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이 화석 자체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아이다가  곡비원아목 (Halorhini )  에 속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논란의 중요한 점을 이해하려면 영장목 (Primates) 에 대한 분류도를 알아야 합니다. 



영장목 (PRIMATES)

곡비원아목 (Strepsirrhini) : 7과 88종
 여우원숭이하목 (Lemuriformes)
   난쟁이여우원숭이과 (Cheirogaleidae)
   아이아이과 (Daubentoniidae)
   여우원숭이과 (Lemuridae)
   족제비여우원숭이과 (Lepilemuridae)
   인드리과 (Indridae)
로리스하목 (Lorisiformes)
 로리스과 (Lorisidae)
 갈라고과 (Galagidae)

직비원아목 (Haplorrhini) : 8과 288종
 경원숭이하목 (Tarsiiformes)
     안경원숭이과 (Tarsiidae)
  원숭이하목 (Simiiformes)
   광비원류 (Platyrrhini) : 신세계원숭이
       비단원숭이과 (Callitrichidae)
       꼬리감는원숭이과 (Cebidae)
       올빼미원숭이과 (Aotidae)
       사키원숭이과 (Pitheciidae)
       거미원숭이과 (Atelidae)
 협비원류 (Catarrhini)
    긴꼬리원숭이상과 (Cercopithecoidea) : 구세계원숭이
       긴꼬리원숭이과 (Cercopithecidae)
    사람상과 (Hominoidea) : 유인원
        긴팔원숭이과 (Hylobatidae)
        사람과 (Hominidae)


(from wiki )


 최초의 영장목에 가까운 포유 동물 화석은 Plesiadapiformes  으로 이들은 백악기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영장목의 조상은 여기서 갈라져 나온 후 아마도 6300 만년 전에 곡비원아목이 직비원아목 에서 갈라진 듯 한데, 이 초창기에 화석들은 현재도 계속해서 발굴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견된 영장류 화석 가운데 가장 완벽한 화석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당연히 어느쪽에 속하는지 상당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초기 곡비원아목 혹은 직비원아목의 특징과 그 진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사람상과 및 사람과 (그리고 그 중에서 특히 인류) 와 어떤 관계가 있냐는 점인데 초기에 이 화석이 이른바 원시 영장류와 인류 사이에 존재하는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 라고 잘 못 소개가 되는 바람에 더 일이 복잡해 졌습니다. 물론 이 화석이 원시 영장류 중에서 인간 직접적인 조상일 가능성이 0% 인 것은 아닙니다.    


 이들의 생김새를 복원한다면 현재의 원시적 영장류의 하나인 여우 원숭이 (Lemur) 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여우 원숭이와 직접적인 조상 - 후손 관계는 계통적으로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시적인 형태의 영장류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 원시적인 골격구조에 다소 애매하게 압착된 두개골은 분류학적으로 어디에 속하는지를 두고 계속 논란을 만드는 중입니다. 정밀한 화석 CT 스캔 조차 100%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D. masillae 의 CT scan 이미지  Franzen JL, Gingerich PD, Habersetzer J, Hurum JH, von Koenigswald W & Smith BH (2009) Complete Primate Skeleton from the Middle Eocene of Messel in Germany: Morphology and Paleobiology. PLoS ONE 4(5): e5723 )   


 심지어 멸종된 생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들마저도 계통/분류상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는 그다지 놀랍거나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순 없을 것입니다. 다만 곡비원아목이든 직비원아목이든 간에 아주 잘 보존된 영장류 화석으로써 그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으며 훗날 인류의 조상이 될 초기 영장류들의 진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실 이전 시조새 관련 포스트에서도 언급한바 있지만 진화라는 것이 1->2->3->4... 하는 식으로 직선으로 이루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A -> a,b,c,d, -> .....  처럼 무성하게 가지를 내리는 식으로 관목형으로 진화를 하게 마련이죠. 혹은 반대로 뿌리처럼 생겼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진화수에 나무가지에서 사실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도 과거 어떻게 가지들이 뻗어 나갔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화석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D. masillae 의 화석 역시 직비원아목과 곡비원아목 사이의 중요한 전이 화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덕분에 이름 역시 다윈의 이름을 따서 기념비적으로 지어졌다고 할 수 있겠죠. 


 일부 의견처럼 이 화석이 인류를 포함한 유인원의 직접적인 조상이거나 혹은 조상이 될 만한 원시 유인원들 가운데 하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디어에 소개될 때는 마치 그런 것 처럼 포장이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사를 쓰려면 '가장 완벽한 보존 상태의 원시 유인원 발견' 이라는 것 보다 '잃어버린 고리 발견 -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이 발견되다' 라는 식이 더 특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이와 같은 언론 보도 및 이 화석을 다룬 몇몇 다큐멘터리는 결국 이 화석에 대한 논점이 엉뚱하게도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 냐 아니냐의 논란으로 번지게 만들었는데 사실 이 명칭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화는 그런식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새로운 종들이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오기 때문에 우연히 화석화된 고대의 영장류라고 모두 인류의 직계 조상일 순 없겠죠. 그러나 과거 영장류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아무튼 여기에 언론 매체와 TV 등 미디어가 관심을 두면서 점차 이 화석은 가장 완벽히 보존된 영장류의 화석이 아니라 갑자기 잃어버린 고리냐 아니냐의 문제로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부터 이 화석은 점차 언론의 흥미거리로 변질 되는 듯 했습니다. 인류의 조상 화석이라는 주제는 꽤 흥행을 보장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에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다면 - 그렇다는 내용이든 아니다는 내용이든 간에 - 소위 '팔리는 기사' 로써의 가치가 있고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쇼비지니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대중의 뇌리에는 왜곡된 내용만이 남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 화석의 발굴 과정 역시 뭔가 이런 과정에 부합되는 듯한 비하인드 히스토리가 있었습니다. 즉 이 화석이 1983 년 정도에 발굴된 후 두개의 부분 (slab 와 counterslab) 로 나뉘어 하나는 개인 수집가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박물관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전자는 독일의 화석 딜러에 팔리는 2006 년까지 그 존재가 묘연했습니다. 


 개인 수집가가 가지고 있던 것이 완전한 개체 화석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 딜러는 노르웨이의 고생물학자인 Jørn Hurum 에게 100 만달러에 구매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이 화석의 가치를 때문에 75 만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정식으로 발표가 되기도 전 이 화석은 화제가 되었고 히스토리 채널 (History Channel) 에서 정식 발표도 되기 전 The link 라는 제목으로 마치 인간의 조상으로 확정된 듯 한 내용의 다큐가 제작되기에 이릅니다. 


 아이다는 유명세를 탔고 곧 언론에 대서 특필되었는데 언론에게는 더 다행으로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라는 고생물학자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더 좋은 기사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TV 방송까지 끼어들게 되면서 화석이 무슨 상품처럼 광고되는 상황에 이르자 과학계에서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귀중한 과학적 화석이 마치 서커스나 팝 밴드를 광고하듯 소개되고 더 나아가 아직 과학자들 사이에서 동의되지 않은 내용이 이미 결론이 난 것 처럼 보도되어 과학적 사실이 왜곡되었습니다.





 이 화석이 만약 전문적인 과학자들 손에 발굴되었다면 우선 논문의 형태로 보고서가 제출되어 충분한 검토를 거친 내용이 보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특종을 보도하기 보다는 '만들어 내는' 언론들에 의해 역시 잃어버린 고리 소리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지금처럼 오락거리처럼 다뤄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겠죠.


 황색 저널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이다의 경우에는 사실 3류 잡지나 언론이 아니라 더 타임즈, 가디언, 뉴욕 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명 언론들이 이런 일을 벌였기 때문에 더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제목처럼 화석은, 그리고 더 나아가 과학은 쇼비지니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흥미거리에 촛점을 맞춰서 아직 정리되지 않는 내용들을 보도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이 읽을 때 주의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미디어 역시 학문을 쇼로 전락시키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참고 


Franzen, J. L.; Gingerich, P. D.; Habersetzer, J.; Hurum, J. H.; Von Koenigswald, W.; Smith, B. H. (2009). J., Hawks. ed. "Complete Primate Skeleton from the Middle Eocene of Messel in Germany: Morphology and Paleobiology" (PDF). PLoS ONE 4 (5): e5723.Bibcode 2009PLoSO...4.5723Fdoi:10.1371/journal.pone.0005723PMC 2683573PMID 1949208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