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련은 동서로 존재하는 유럽과 북미의 서방의 선진국들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이른바 포위 공포증에 시달린 바 있습니다. 특히 편집증적인 서기장 동무인 스탈린은 이게 매우 심했는데, 수시로 숙청을 통해 수많은 정적들을 제거하는 한편 강력한 공업화를 통해 서방에 견줄만한 군사력을 확보하는데 온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1930 년대에 등장한 이 정치 포스트에 스탈린 동무의 꿈이 담겨져 있습니다 )
한편 항공기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1920 년대에서 30 년대 사이에 여러가지 괴상한 무기들이 여럿 실험되었고 그 성과가 좋지 않으면 종종 개발자가 숙청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뭐 사실 소련 만 아니라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희안한 공학적 시도들이 전세계적으로 있었다고 해야겠죠. 다만 실패시 목숨이 위태로웠다는 점에서 소비에트의 특수성이 있었을 뿐입니다.
아무튼 소비에트의 엔지니어들은 그때 까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을 만큼 거대한 대형 중폭격기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이 거대한 폭격기는 수많은 기관총 포대도 가지고 있어서 마치 하늘의 거대한 요새 같았습니다. 사실 소련 역시 대형 폭격기 개발에 꽤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가운데 1차 대전 이전부터 4발 엔진 중폭격기를 운용한 국가가 바로 러시아 (나중에 소련) 이라는 것입니다. 1913 년 최초로 비행한 시코르스키 일리야 뮤로메츠 (IIya Muromets) 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최초의 전략 폭격기라고 불러도 좋을 폭격기 입니다.
(일리야 뮤로메츠. 측면에선 잘 안보이지만 4발 엔진 폭격기 This image (or other media file) is in thepublic domain because its copyright has expired. )
1930 년대가 되자 소비에트의 엔지니어들은 더 많은 엔진과 거대한 날개라면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었던 대형 폭격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난관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가볍고 강력한 항공기 엔진을 구하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항공기는 매우 많은 엔진과 상대적으로 큰 날개를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대형 항공기의 이름은 칼리닌 K - 7 (Kalinin K-7) 이었는데 이를 디자인 한 것은 1차 대전때 부터 활약한 엔지니어 칼리닌 (Kostyantyn Kalinin) 이었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항공기는 현대의 B-52 에 맞먹는 53 미터 크기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제트 엔진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1950 년대 이전에 가장 큰 항공기 중 하나였습니다.
한동안 베일 속에 가려졌던 이 비행기는 1931 년 카르키프 (Kharkiv) 에서 비밀리에 제작되었으며 1933 년 초도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날개 너비 53 미터 길이 28 미터로 날개가 인상적으로 거대한 이 비행기는 특히 주익이 매우 두꺼워서 그 두께가 최대 2.3 미터에 달했으며 주익 내부로 걸어들어갈 수 도 있었습니다. 민수용에서는 여기에 좌석을 배치해 주익안에도 승객을 태우려는 구상도 있었습니다.
(칼리닌 K- 7 의 실제 모습 This image (or other media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s copyright has expired. )
(간단 영상 )
칼리닌 K - 7 에서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후세에 등장한 상상도 들입니다. 여기에는 더 많은 엔진과 심지어 포탑을 주렁주렁 단 것들이 존재하는 데 모두 상상도 이며 위의 동영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실제 칼리닌 K - 7 사진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이 전부 입니다. 이 항공기는 극히 일부만이 알려져 있으며 공개된 사진도 사실 몇장에 불과 합니다. 그 이유는 이제부터 설명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소비에트의 개발자들은 거대한 날개를 가진 중폭격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낭패스럽게도 당시 엔진 기술로는 이런 큰 비행기를 날릴 수 가 없었습니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아주 많은 수의 엔진을 다는 것이었는데 칼리닌 K - 7 은 일단 7 개의 엔진 (앞에 6개, 뒤에 1개) - Mikulin AM - 34F V12 피스톤 엔진 - 을 탑재했습니다. 문제는 이 엔진 한개가 출력이 750 마력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 낮은 출력으로 인해서 이 항공기는 당시 극도로 가볍게 제작되었습니다. 즉 크기게 비해 매우 가벼워서 그 무게는 24.4 톤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볍게 만들다 보니 진동에 약해서 엔진과 공진으로 인해 항공기가 꽤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연구진들은 꼬리 날개를 줄이고 보강해서 이 문제를 해결했지만 역시 약한 출력을 해결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추가로 엔진을 다는 문제도 고려될 만큼 덩치에 비해 형편없는 출력이 문제되었기 때문에 상상도에서 처럼 포탑을 주렁주렁 다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추가적인 엔진은 주익의 엔진 6 개 외에 꼬리 날개 양옆에 2개의 엔진을 다는 안이 고려되었으나 워낙 약하고 가벼운 동체 때문에 엔진 역시 주렁주렁 달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7 번째 엔진을 동체 후부에 탑재한 것입니다.
방어를 위한 기관총좌는 그냥 오픈형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지만 병사에 대한 배려는 별로 없는 구조로 채택되었으며 총 7 개의 기관 총좌가 배치되었습니다. 이게 자세히 나온 사진이 없기 때문에 당시의 설계도와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모델로 살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칼리닌 K - 7 의 RC 레플리카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jagermeister )
이걸 보면 마치 그 생김새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에 등장하는 대형 비행기 처럼 생긴 만화적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당시의 엔진 성능을 넘어서는 과도한 크기의 기체는 결국 극복하기 힘든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폭탄을 만재하고 파시스트들을 공격하는 일은 상상으로만 가능했습니다.
이 기체가 결국 실패한 건 앞서 이야기 했듯이 당시에 약한 엔진과 약한 소재로는 만들 수 있는 크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패는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1933 년 11월 21일 발생한 사고로 인해 항공기에 탑승한 14명과 지상 요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 이후 다시 2대의 프로토 타입이 개발되었으나 1935 년 결국 모두 취소됩니다. 프로토 타입 1대가 이 항공기의 전부인 셈입니다.
1938 년 칼리닌 K - 7 의 개발자인 칼리닌은 국가의 적으로 규정되어 처형됩니다.
칼리닌 K - 7
General characteristics
- Crew: minimum 11
- Capacity: 120 passengers in civilian configuration
- Length: 28 m (91 ft 10 in)
- Wingspan: 53 m (173 ft 11 in)
- Height: ()
- Wing area: 454 m² (4,886.8 ft²)
- Empty weight: 24,400 kg (53,793 lb)
- Loaded weight: 38,000 kg (83,776 lb)
- Powerplant: 7 × Mikulin AM-34F V-12 piston engines, 560 kW (750 hp) each
Performance
- Maximum speed: 225 km/h (121 knots, 140 mph)
- Service ceiling: 4,000 m (13,123 ft)
- Wing loading: 84 kg/m² (17 lb/ft²)
- Power/mass: 103 W/kg (0.06 hp/lb)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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