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존재하는 물은 이전부터 과학자들의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일단 이 물은 (대개 얼음의 형태) 수십억년 된 정보를 간직해서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미래 달 탐사 및 개척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달의 환경에서라면 표면에서 얼음은 장기간 보존이 불가능합니다. 낮에는 쉽게 증발해서 사라질 테고 달에는 태양풍에서 지켜줄 대기나 자기장이 없기에 달 표면에서 얼음의 존재를 찾는 다는 것은 언뜻 생각하기에 꽤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수나 빙하를 이루는 대신 뭔가 다른 방법으로 달에 얼음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증거는 분명 존재합니다.
사실 이에 대한 연구는 20 세기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98 년에 발사된 나사의 Lunar Prospector 탐사선은 달의 양극지방에서 수소 분자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네랄에 결합한 - OH 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다른 나사의 탐사선 클레맨타인 (Clementine) 은 달의 양극 지방을 상세히 탐사해 크레이터의 위치에 따른 영구적으로 태양 빛이 들지 않는 공간을 탐사했습니다.
(클레멘타인 탐사선이 관측한 달의 남극, 여기에는 태양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낮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태양빛이 들어오지 않는 크레이터 내부의 공간이 존재 Credit : NASA/JPL-Caltech )
이들 탐사선의 정보를 종합하면 달 표면에는 일단 아주 미세한 물 및 OH 기의 형태로 물이 미네랄과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양은 다 합친다고 해도 1-3 입방 킬로미터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비중으로 보면 10 - 1000 ppm 수준으로 달 표면에는 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구적인 음지인 달의 극지방 크레이터에는 혜성 충돌의 잔재들일 얼음의 존재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21 세기에도 세계 각국의 탐사선이 달로 향했습니다. 2007 년 발사된 카구야 (Kaguya) 의 경우 달에서 물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진 못했으나 중국의 창어 1호 (Chang'e 1) 는 달의 극지에 물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한편 인도의 찬드라얀 - 1 (Chandrayaan - 1) 위성은 물의 존재가 의심되는 샤클레톤 크레이터 (Shackleton Crater 달의 남극에 위치) 에 프로브를 충돌시켜 여기서 물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다만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 탐사선에는 나사에서 제작한 Moon Mineralogy Mapper 가 탑재되었는데 이 장치는 달 표면에서 수산화물 (hydroxide -OH) 의 존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 양극지방에 물의 존재가 의심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Moon Mineralogy Mapper (M3) 의 관측 결과. 푸른색이 수산화물의 존재가 높은 곳 Credit : ISRO/NASA/JPL-Caltech/Brown Univ./USGS )
달의 얼음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발사된 LRO (Lunar Reconnaissnace Orbiter) / LACROSS 은 달의 카베우스 크레이터 (Cabeus crater. 역시 달의 남극에 있는 크레이터) 에 LACROSS 를 충돌시켰습니다. 이 내용은 이전에도 한번 다룬적이 있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87422009 참고 ) LACROSS 의 충돌 직후는 아니지만 그 이후 여기서
(충돌하는 LACROSS Source : NASA)
(충돌 후 사진 Source : NASA )
크레이터에 충돌한 프로브는 내부 물질을 파편의 형태로 드러냈는데 이를 분석한 나사의 과학자들은 소량이긴 하지만 여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확히 얼마만큼의 물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 중에 있습니다. 아무튼 21 세기에 진행된 2 차례의 영구 음지의 크레이터 충돌 실험은 달의 크레이터에 분명 얼음이나 다른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정확한 물의 존재 및 분포의 확인을 위해서는 화성에서 그랬듯이 결국 탐사 로버가 가서 직접 관찰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최근 카네기 멜론 대학과 Astrobotic 의 과학자들은 달의 극지방 탐사를 위한 로버 폴라리스 (Polaris) 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습니다. 이 로버는 태양 빛의 각도가 매우 낮은 극지 환경에 적응해 독특한 돛모양의 태양 전지를 탑재하고 달의 북극 지역을 탐사할 계획입니다. 발사는 현재 개발 중인 스페이스 X 의 팔콘 9 (Space X Falcon 9) 으로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폴라리스는 167 cm 높이에 213 cm 폭, 그리고 243 cm 의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무게는 대략 150 kg 정도입니다. 대개는 지표 바로 위가 아니라 약간 먼지나 흙에 덮혀있을 것으로 보이는 얼음의 존재를 찾기 위해 지표를 약간 드릴로 뚫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폴라리스는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나사로 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아직 확정된 모델은 아닙니다.
(폴라리스의 랜더링 이미지 (Credit: Image courtesy of Astrobotic Technology Inc.) )
한편 인도와 러시아는 2014 년에 찬드라얀 2 (Chandrayaan - 2) 탐사선에 착륙선과 로버를 탐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다만 얼음의 존재가 의심되는 지역에 투입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연구가 진행된다면 달에 있는 물의 존재가 더 확실해 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언젠가는 실제 달에서 얼음이나 물 표본을 들고 지구로 귀환해서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 지거나 혹은 미래에 이 물을 자원으로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물론 지구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로켓의 연료 및 식수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확실치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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