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AMD)
AMD가 라데온 RX 500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물론 400시리즈에서 GPU 클럭 및 메모리 클럭을 높이고 가격을 약간 낮춘 정도이기 때문에 그냥 사골이라고 불러도 좋을 수준입니다. 런칭 가격을 기준으로 라데온 RX 580이 229달러, RX 570이 169달러인데 최상위 라인의 그래픽 카드를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 (더구나 메모리 가격도 올라간 상태) 설령 판매량이 많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리뷰는 사실 거의 기대할 만한 내용이 없는데, 전체적으로 클럭이 올라간 수준의 성능 차이만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클럭이 증가한 만큼 발열과 전력 소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벤치마크 결과는 생각보다 성능 향상은 미미한 수준 (리뷰에 따라 다르지만 10%를 넘지 못하거나 5%도 넘지 못하는 수준)인데 TDP는 30/35W가 증가했고 실제 전력 소모 수준도 눈에 띄는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뷰
이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2017년에는 그래픽 카드 시장의 엔비디아 독점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AMD는 현재 250달러가 넘는 가격의 그래픽카드조차 선보이지 못하는 수준이고 베가가 출시되더라도 획기적인 반전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엔비디아가 파스칼 리프레쉬 대신 볼타를 조기에 등판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년전에는 AMD가 CPU 시장에서는 어려워도 GPU에서는 선전하는 편이라고 했는데, 올해는 반대로 CPU부분에서 약진하고 GPU부분에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GPU 부분에서는 단시일내로 경쟁사를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엔비디아가 인텔과는 달리 지난 수년 간 꾸준한 성능 향상을 보여주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5-6년간 PC용 CPU 시장에서는 미미한 발전이 있었던 반면 GPU는 아주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였고 이 속도는 당분간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천천히 CPU의 성능을 늘렸던 인텔보다 빠르게 성능을 높이는 엔비디아 쪽이 더 따라잡기 버거운 상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인텔은 시장을 독점하면서 사물 인터넷 등 다른 분야로 발을 넓히는 반면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자율주행차 같이 고성능의 병렬 컴퓨팅이 필요한 분야로 발을 넓혔기 때문에 느긋하게 성능을 높여온 인텔보다 빠르게 성능 향상을 이뤄내야할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동시에 CPU와 GPU의 차이 (후자는 병렬화를 통해 쉽게 성능 향상이 가능)도 있겠죠.
이런 이유로 엔비디아는 쉽게 넘보기 힘든 상대가 되고 있는데, 유저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일입니다. 잡설이 길었지만, 아무튼 새 라데온 시리즈가 가격이라도 저렴하게 풀려서 엔비디아를 견제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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