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s may have acquired their core microbiota around the same time as the transition to social lifestyles. Closely related bees have more similar microbiomes, suggesting co-diversification of host bees and their microbes. Credit: Waldan K. Kwong and John. S. Ascher)
우리는 우리가 가진 세포 숫자보다 훨씬 많은 장내미생물 (gut microbiome)과 함께 살아갑니다. 물론 박테리아의 크기가 진핵세포보다 작기 때문이지만, 이들이 하는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점은 곤충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최근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은 27종의 꿀벌, 침이 없은 벌, 호박벌의 장내에 살고 있는 5종의 미생물을 조사해서 이들이 대략 8000만년 전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이 이들을 조사한 이유는 이 벌들이 사회적 곤충이기 때문입니다.
단독 생활을 하는 곤충의 경우 장내 미생물은 대부분 주변 환경에서 유래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곤충의 경우 유충 시절부터 집단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같은 장내 미생물을 지니게 됩니다. 애벌레에게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미생물도 같이 전파되는 것이죠. 따라서 이들의 장내 미생물의 유전자를 검사하면 이들이 언제 분기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도 같이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진화계통도에서는 꿀벌이 다른 벌 집단과 먼저 분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오랜 세월 벌과 함께 공진화한 박테리아가 이제는 벌 없이는 살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벌의 장내 환경에 너무 잘 적응해 아예 이곳에서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 적응해 혐기성 세균이 된 것이죠. 동시에 이 장내 세균은 벌의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제공하는 공생이 이뤄져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 장내 미생물은 숙주인 인간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면서 인체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인간에서도 장내 미생물의 공진화가 이뤄졌다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벌의 진화, 인간의 진화를 따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우리와 함께 사는 동반장인 공생 미생물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과정을 더 상세하게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Dynamic microbiome evolution in social bees," Science Advances, advances.sciencemag.org/content/3/3/e16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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