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가 건강식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근거는 없습니다. 글루텐은 밀과 그 근연 관계에 있는 식물의 씨앗에 존재하는 식물성 단백질로 밀가루에서는 밀가루 반죽의 성질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 글루텐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이외에 인체에 해가 없지만, 잘못된 면역 반응으로 인해 인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면 셀리악 병 같은 질병이 됩니다. 이 질병은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복통과 설사, 그리고 흡수 장애 등을 일으키는 것이죠.
현재까지 특별한 예방 방법은 없으며 치료는 글루텐을 포함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평생 글루텐 프리 음식을 먹여야 하니 상당히 불편한 질환인 점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셀리악병 유무와 관련없이 글루텐 프리 음식 자체가 사실 좋은 식단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글루텐 프리 음식이 서구에서 당뇨 위험도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죠.
다행한 부분은 셀리악 병이 유전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어 아무에게나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인종적인 차이가 크다는 점입니다. 서구에서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는 가끔 환자가 보고되는 수준으로 매우 드문 질환입니다. 하지만 환자가 많은 국가에서는 이를 예방할 방법이 없어 그냥 평생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피츠버그 대학과 시카고 대학의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셀리악 병이 일어나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대개는 무해한 바이러스인 레오바이러스(reovirus)에 속하는 바이러스입니다. 물론 레오바이러스과에는 인체에 병을 일이키는 것들도 있는데,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가 대표적입니다. 이전에도 이 바이러스가 셀리악 병과 연관이 있다는 설이 있었는데, 연구팀은 아직 면역력에 충분히 형성되기 전 감염된 레오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을 유발해서 글루텐 과민증을 일으키는 기전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모든 셀리악 병이 이런 기전으로 발생하는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발병에 있어 레오바이러스 감염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해서 셀리악병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는 소식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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