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graph shows systolic blood pressure according to sodium intake among individuals not taking blood pressure lowering medication. Results were adjusted for sex, age, education, height, weight, physical activity, cigarettes per day and alcohol intake. Credit: Lynn L. Moore, 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This graph shows diastolic blood pressure according to sodium intake among individuals not taking blood pressure lowering medication. Results were adjusted for sex, age, education, height, weight, physical activity, cigarettes per day and alcohol intake. Credit: Lynn L. Moore, 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The graph shows systolic blood pressure according to the combined intakes of sodium and potassium among individuals not taking blood pressure lowering medication. Results were adjusted for sex, age, education, height, weight, physical activity, cigarettes per day and alcohol intake. Credit: Lynn L. Moore, 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아무리 공신력있는 언론이라도 잘못된 보도를 하는 걸 막기는 어렵습니다. 신속성을 생명으로하는 뉴스의 특징상 정확하지만 늦게 보도하는 것보다 정확도가 떨어져도 빨리 보도는 것이 '더 팔리는' 뉴스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언론인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는데 해당 문제에 대해서 전문 지식이 없어서 의도적이지 않게 잘못된 보도를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더 나아가서 그 기사만 보면 딱히 잘못된 건 아닌데, 전체 맥락에서 보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기사 가운데 "나트륨 섭취 제한, 혈압 관리에 도움 안된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는 외신 보도를 요약한 것으로 내용 자체는 딱히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치 나트륨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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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는 아직 정식 논문으로 출간되지 않은 초록 발표로 대략적인 내용은 짐작할 수 있지만, 정확히 파악하려면 역시 정식으로 논문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보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Framingham Offspring Study에 참가한 2,632명의 고혈압이 없는 건강한 30-64세 사이 자원자를 대상으로 음식 섭취 설문 조사를 진행한 후 이로부터 나트륨, 칼륨(포타슘) 등 미네랄 섭취량을 조사한 후 혈압의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집단을 나트륨 섭취량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눈 후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 (age, sex, education, height, physical activity, cigarette smoking, and alcohol intake)를 보정한 보정 평균 (adjusted mean) 혈압을 구한 결과 혈압과 나트륨 섭취량이 역상관 관계를 가지는 예상치 않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2500mg 미만, 2500-4000mg, 4000mg 이상으로 나눴을 때는 2500mg 이하 그룹에서 혈압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칼륨 섭취량은 이전에 알려진 것과 비슷하게 섭취량이 높을 수록 혈압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현재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하루 2300mg 의 나트륨 섭취 제한이 혈압 관리에 있어서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기사 말미에 있듯이 미심장협회 (AHA)는 연구의 정확성의 의문을 표시하면서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수정할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 마지막 문구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전에 행해진 많은 연구에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전체 사망률 등과 연관이 U 자형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즉 너무 적은 섭취나 과잉 섭취 모두 사망률과 질병 이환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나트륨이 우리 몸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는 중요한 원소이기 때문에 결핍되거나 과잉이 되면 모두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현재처럼 소금을 구하기 쉬워진 상태에서는 과잉 섭취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2009년 BMJ (영국 의학 저널)에 실린 메타 분석에서는 177,025명이 참가한 19개의 코호트 연구를 분석해서 소금 섭취가 5g 증가하면 뇌졸증 가능성이 23%, 전체 심혈관 질환이 17%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1) 2014년 미국 심장 저널 (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에 실린 메타 분석에서는 적게 섭취하는 것과 많이 섭취하는 것 모두 사망률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2)
이번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사실 고혈압이나 뇌졸증, 심근경색, 심비대, 만성 신질환 등 나트륨 과다 섭취와 연관된 질환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혈압 변화만 보고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 부분은 논문 전체를 봐야 알겠지만, 16년간 고혈압 환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에 대한 언급 없이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프만 보면 혈압은 모두 정상 범위기 때문이죠. 고혈압 환자가 얼마나 생겼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더 중요한 문제는 측정의 정확성입니다. 설문 조사를 통해서 식염 섭취량을 확인하는 작업은 사실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밥을 얼마나 먹는지, 고기를 얼마나 먹는지, 과일을 얼마나 먹는지는 비교적 쉽게 떠올릴 수 있지만, 평소에 나트륨을 하루 얼마나 먹느냐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AHA에서 영양 설문을 통한 나트륨 섭취 측정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당연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칼륨은 비교적 예상한 반응이 나왔는데, 이는 칼륨이 채소와 과일 등 특정 식품에 비중이 높아서 계산이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평소 먹는 음식에 소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개인이 판단하기 상당히 힘든 문제입니다.
동시에 지난 주 먹은 음식에 대한 설문을 토대로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하면 그것이 16년간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10년전 섭취량과 지금 섭취량이 다를 수 있으며 그것이 혈압을 측정하는 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연구 결과는 현재 가이드라인을 수정해야 할 만큼 증거를 제시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 2-2.3g 의 나트륨 섭취 제한이 적절한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앞서 예시를 든 메타 분석에서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죠. (2)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평균적으로 이보다 훨씬 많이 먹기 때문에 2g 이하로 먹을까봐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한국인의 경우 국물 요리나 소금 절임(김치) 요리가 많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한국인의 나트륨 등 미네랄 섭취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참고
1. Strazzullo P, D'Elia L, Kandala NB, Cappuccio FP (2009). "Salt intake, stroke, and cardiovascular disease: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BMJ. 339: b4567. doi:10.1136/bmj.b4567
2. Graudal, Niels; Jürgens, Gesche; Baslund, Bo; Alderman, Michael H. (1 April 2014). "Compared With Usual Sodium Intake, Low- and Excessive-Sodium Diets Are Associated With Increased Mortality: A Meta-Analysis" (PDF). 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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