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constructed skull of Homo floresiensis. Credit: Stuart Hay, ANU.)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는 호미닌 (Hominin) 가운데 하나인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Homo floresiensis)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나왔습니다. 호빗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 (island of Flores)에서만 발견되며 키가 1.1m에 불과한 작은 사람과의 생물입니다. 이들은 상당히 최근인 12000년 전까지 이 섬에서 살았습니다.
마치 사람 (호모 사피엔스)의 크기를 줄여놓은 것 같은 외형 때문에 호빗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실제로 왜소증 등을 앓은 사람이라는 주장도 있어왔습니다. 다만 최근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호모 사피엔스와는 독립된 다른 종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앞서 연구에서는 70만년 전 호빗의 선조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하기 전 이미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진화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호주 국립 대학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의 연구팀은 더 흥미로운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골격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호빗이 호모 에렉투스보다 더 원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호모 에렉투스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라 호모 하빌리스 같은 더 오래되니 호미닌에서 진화한 그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호빗의 기원은 175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가설이 옳다면 호빗은 섬 왜소증 (자원과 공간이 한정된 섬에서 크기가 작아지는 것) 이 아니라 본래부터 작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지 섬 안에서 더 커질 이유가 없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는 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연구에 참여했던 플린더스 대학의 마이크 리 교수 (Professor Mike Lee of Flinders University)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100%의 확률로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며 99%의 확률로 호모 에렉투스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We can be 99 per cent sure it's not related to Homo erectus and nearly 100 per cent chance it isn't a malformed Homo sapiens)
하지만 만약에 호모 하빌리스의 근연 그룹 (sister species of Homo habilis)라면 이번에는 호모 하빌리스가 지구 반대편까지 갈 능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서 새로운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실의 호빗은 이렇게 톨킨의 소설 속의 호빗보다 더 신비로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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