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41 - 새로운 임무가 주어진 케플러 우주 망원경



 이전에 전해드린 것 처럼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본래 계획된 임무 기간인 3.5 년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3.5 년의 연장 미션을 진행 중에 있었으나 자세를 고정하는 리액션 휠의 고장으로 인해서 결국 2013 년 5월 11일 이후 미션을 잠정 중단한 상태입니다.  




 케플러는 우리 은하계의 고정된 지역을 계속해서 관측해 별빛의 세기가 변하는지 검사합니다. 만약 이 별이 거느린 외계 행성이 그 앞을 지난다면 별빛이 가려 밝기가 낮아질 것이고 이 주기를 측정하면 외계 행성이 유무는 물론 그 크기와 공전 주기까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외계 행성의 유무를 확정짓기는 부족하기 때문에 지상과 우주의 망원경을 동원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케플러는 2014 년 4월까지 2903 개의 확정되지 않은 외계 행성 후보와 962 개의 확정된 외계 행성을 찾아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이지만 케플러가 보내온 데이터의 분석은 아직까지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케플러 미션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케플러는 충분히 제 역할은 다한 상태인 것이죠. 하지만 나사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케플러의 새로운 미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다른 부분은 다 멀쩡한데 리액션 휠 4 개 중 2 개가 고장나 임무를 지속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리액션 휠은 플라이휠의 일종으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연료를 분사하지 않더라도 우주의 한 방향으로 위치를 고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세를 잡는데는 최소한 3 개의 리액션 휠이 필요한데 2 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임무를 종료하게 된 이유죠.  


 나사에서 계획한 새로운 연장 미션은 세컨드 라이트 (Second Light) 혹은 K2 미션으로 불리는 것으로 현재 작동이 가능한 2 개의 리액션 휠 (1,3 번 리액션 휠) 과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해서 위치를 고정하는 것입니다. 한번 태양 주위를 공전할 때 마다 2 개의 캠페인으로 나뉘어 각 75 일 정도 정해진 위치를 관측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 참조 )   



(K2 미션 요약    In May, Kepler lost the second of four gyroscope-like reaction wheels, ending new data collection for the original mission. A new mission concept, dubbed K2, would continue Kepler's search for other worlds, and introduce new opportunities to observe star clusters, young and old stars, active galaxies and supernovae.
Using the sun and the two remaining reaction wheels, engineers have devised an innovative technique to stabilize and control the spacecraft in all three directions of motion. This technique of using the sun as the 'third wheel' to control pointing is currently being tested on the spacecraft.
To achieve the necessary stability, the orientation of the spacecraft must be nearly parallel to its orbital path around the sun, which is slightly offset from the ecliptic, the orbital plane of Earth. The ecliptic plane defines the band of sky in which lie the constellations of the zodiac.
K2 would study a specific portion of the sky for up to 83 days, until it is necessary to rotate the spacecraft to prevent sunlight from entering the telescope. Each orbit or year would consist of approximately 4.5 unique viewing periods or campaigns  Credit : NASA Ames/W Stenzel)


 케플러의 남아있는 리액션 휠만으로는 위치를 고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태양광의 압력을 보조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꽤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그 압력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미세 중력이 지배하는 우주 공간에서는 이것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생시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힘이 약한데다 공전 주기에 따라서는 힘을 이용하지 못하는 구간도 생기지만 아무튼 이를 통해서 새로운 추가 관측이 가능해지는 셈입니다.  


 새로운 K2 미션의 목표는 태양계에 있는 혜성과 소행성, 별의 생성, 초신성 폭발 및 추가적인 외계 행성 관측입니다. 한지점을 임무 기간 내내 고정관측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관측 위치는 조금씩 변동이 생기지만 이것이 오히려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놀라운 발견을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K2 미션은 2014 년 5월 16일 나사 수뇌부의 승인을 받은 상태로 빠르면 5월 30일부터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