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더 무거운 원소를 합성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에 대해서 몇차례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1_27.html 참조) 이 때 언급하기를 117 번 원소는 Ununseptium 이라는 임시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2010 년 미국 - 러시아 합동 연구팀에 의해 러시아 두브나 연구소에서 일부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후 미국, 호주, 핀란드, 독일, 인도, 일본, 노르웨이, 폴란드, 스웨덴, 스위스, 영국에 산재한 연구기관 16 곳과 72 명의 과학자들이 팀을 이뤄 이 새로운 초중량 원소 (Super Heavy Element, 104 번 이후 원소를 가르키는 말) 를 연구했습니다. 크리스토프 듈만 교수 (Prof. Christoph Dullmann, who holds positions at GSI,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JGU), and the Helmholtz Institute Mainz (HIM)) 가 이끄는 이 연구팀은 독일의 GSI 및 미국의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 의 거대한 가속기와 검출기를 사용한 18 개월 간의 연구 끝에 117 번 원소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117 번 원소를 합성하기 위해서 역시 무거운 원소인 버클륨 (berkelium, 원자번호 97 번) 동위원소 Bk-249 를 사용했습니다. 18 개월간의 연구 캠페인 동안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방사선 화학 엔지니어링 개발 센터 (Radiochemical Engineering Development Center) 의 High Flux Isotope Reactor (HFIR) 에서는 매우 고농도의 Bk-249 13 mg 이 얻어졌습니다. 이 동위원소의 반감기는 330 일 정도로 아주 길지는 않지만 마인츠 대학 (Mainz Univ.) 의 연구실로 이동시키기엔 충분한 기간이었습니다.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HFIR. The blue glow of Cherenkov radiation is visible in the reactor pool at ORNL's High Flux Isotope Reactor (HFIR) during a fuel change-out. Intense irradiation at HFIR, followed by chemical separation and purification, produced the necessary berkelium target material for the element 117 experiment. Credit: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
독일의 GSI 에 있는 입자 가속기에서 한 일은 이 버클륨에 칼슘 (Ca-48) 이온 빔을 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이번에는 새로운 117 번째 원소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수의 원자들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Physics Review Letters 에 실었습니다. 새로운 117 번째 원소 Ununseptium (Uus) 는 납에 비해 무려 40% 나 더 무거운 원소로 여러가지 원소로 붕괴되는 과정이 명확하게 측정되었다고 합니다.
(117 번 원자의 붕괴 과정 Decay chain of the ununseptium isotopes produced. The figures near the arrows describe the decay characteristics: half-life time and decay energy. For each couple of values, the upper one is obtained experimentally (in black) while the lower one is predicted theoretically (in blue) http://en.wikipedia.org/wiki/File:DecayChain_Ununseptium.svg )
(이번에 새 원소를 합성하는데 쓰인 GSI 의 120 미터 길이 선형 입자 가속기 내부 A view into the 120-meter long linear accelerator at GSI, which accelerated the calcium-ions used to produce element 117. Credit: Universitaet Mainz )
현재까지 Uus 라는 임시 명칭을 가지고 있는 이 원자의 두가지 동위원소 (Uus - 294. Uus - 293) 은 모 두 수십 - 수백 ms 정도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세한 화학적 성질을 알기에는 다소 짧은 시간이지만 원소 주기율표 상에서는 할로겐족 (17 족) 에 속하는 물질입니다. 다만 그 성질은 할로겐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설명했듯이 과학자들은 110 번대 원소들의 반감기가 매우 짧아서 사실상 의미있는 원소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 번호 120 번 이후로 안정한 원소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런 원소들은 자연계에서 저절로 생성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일단 생성하면 꽤 오랜 반감기를 지닌 중원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2_27.html 참조)
117 번 원소의 합성은 이 과정으로 가는 중간 과정일 것입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기술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면 결국 언젠가는 지금까지는 본적이 없었던 독특한 성질을 가진 초중량 원소가 등장하는 날도 있겠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원소 주기율표도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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