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서부 빙상의 융해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났다는 앞서 포스트와 연결되는 내용으로 (http://blog.naver.com/jjy0501/100210890963 ) 아문센 해로 흘러들어가는 스웨이트 빙하 (Thwaites Glacier) 의 붕괴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연구가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되었습니다. 스웨이트 빙하는 남위 75 도, 서경 106 도 에 위치한 매우 빠른 빙하로 연간 이동속도가 2 km 가 넘는 빙하 (grounding line 기준) 입니다.
(스웨이트 빙하의 사진. 나사의 아이스브릿지 작전 도중 촬영된 사진 This is a photo of the Thwaites ice shelf taken during an October 2013 Operation IceBridge aerial survey. Credit: James Yungel / NASA )
(이전 포스트 내용과 연결되는 나사의 사이언스 캐스트 )
워싱턴 대학의 응용 물리 연구소의 이언 주인 교수 ( Ian Joughin, a glaciologist at the UW's Applied Physics Laboratory) 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세한 지형도와 위성 정보를 이용해서 스웨이트 빙하의 붕괴를 컴퓨터로 모델링 했습니다. 지금까지 이 빙하가 매우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과 수세기 안에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외에 정확한 붕괴시점을 예상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이 연구가 사이언스에 실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스웨이트 빙하가 붕괴되면 그 자체로 해수면이 2 피트 (약 60 cm)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주변 연관 빙상의 붕괴를 진행시켜 10 - 13 피트 (약 3-4 미터) 정도의 해수면 추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구팀은 이 빙하의 붕괴가 피할 수 없는 (inevitable)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빙하의 붕괴보다 더 중요한 관심사는 과연 언제 그런일이 일어나는지 인데, 이번 연구 모델링에서 제시된 시나리오에 의하면 가장 빠른 경우 200 년, 가장 느린 경우에는 1000 년 사이에 이 빙하가 완전히 붕괴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시뮬레이션에서 제시한 바에 의하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200 - 500 년 사이이며 초기에는 서서히 녹아내리다 막판에는 빠르게 붕괴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더 급격한 붕괴 시나리오를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스웨이트 빙하가 얇아진 정도를 고해상도 맵으로 나타낸 것. This is a high-resolution map of Thwaites Glacier's thinning ice shelf. Warm circumpolar deep water is melting the underside of this floating shelf, leading to an ongoing speedup of Thwaites Glacier. This glacier now appears to be in the early stages of collapse, with full collapse potentially occurring within a few centuries. Collapse of this glacier would raise global sea level by several tens of centimeters, with a total rise by up to a few meters if it causes a broader collapse of the West Antarctic Ice Sheet. Credit: David Shean / Univ. of Washington )
이 연구는 이전의 예측을 지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남극의 빙하는 그린란드에 비해서 그 부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붕괴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빙하의 붕괴와 용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사실 21 세기보다는 그 이후 세기에 더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구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내용이 지지되었습니다.
사실 이 점은 과거에 경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지난 2 만년간 해수면 변화를 보더라도 빙하기가 끝나면서 갑자기 해수면이 130 미터 높아진 것이 아니라 거대한 빙하가 녹는데 꽤 시간이 걸렸으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래프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빙하기의 끝에 살아남은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붕괴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마지막 빙하기 이후 해수면의 변화 This figure shows sea level rise since the end of the last glacial episode based on data from Fleming et al. 1998, Fleming 2000, & Milne et al. 2005
Fleming, Kevin, Paul Johnston, Dan Zwartz, Yusuke Yokoyama, Kurt Lambeck and John Chappell (1998). "Refining the eustatic sea-level curve since the Last Glacial Maximum using far- and intermediate-field sites".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163 (1-4): 327-342. doi:10.1016/S0012-821X(98)00198-8
Fleming, Kevin Michael (2000) Glacial Rebound and Sea-level Change Constraints on the Greenland Ice Sheet,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PhD Thesis
Milne, Glenn A., Antony J. Long and Sophie E. Bassett (2005). "Modelling Holocene relative sea-level observations from the Caribbean and South America". Quaternary Science Reviews 24 (10-11): 1183-1202. doi:10.1016/j.quascirev.2004.10.005
This figure was prepared by Robert A. Rohde from published data, and is incorporated into the Global Warming Art project.)
지난 2 만년에서 8000 년 전까지 해수면은 대략 130 미터 정도 상승해 오늘날과 유사한 해안선이 형성되었습니다. 그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온 해수면은 최근 100 여년간 약 20 cm 정도 상승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21 세기와 그 이후 세기에는 더 급격한 상승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앞으로 상승 추세가 당분간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기는 힘들지만 과연 어느 정도 상승속도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 마다 다소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습니다.
앞서의 남극 서부 빙상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서 스웨이트 빙하의 붕괴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는 보다 정확한 해수면 상승 예측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앞으로 완전 붕괴에 적어도 200 년이 걸릴 것이라는 결과가 안도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연구는 스웨이트 빙하 하나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죠. 완전히 붕괴되기 전이라도 스웨이트 빙하와 수많은 빙하들은 점점 빠르게 바다로 흘러가고 있고 생성 되는 것 보다 더 많은 얼음이 바다로 들어간다면 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I. Joughin, B. E. Smith, B. Medley. Marine Ice Sheet Collapse Potentially Underway for the Thwaites Glacier Basin, West Antarctica. Science, 2014; DOI: 10.1126/science.1249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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