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전기 비행기 상용화를 준비하는 에어버스



 현재까지 전기 비행기는 주로는 테스트의 영역에 머물러 있으며 본격적인 상용화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 자동차가 오랬동안 SF 나 시대극 (1920 년대까지만 해도 전기 자동차가 드물지 않았음) 의 소재였다가 최근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아무래도 경량화가 중요한 항공기에 있어 배터리로 구동되는 점은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탄소 배출 절감이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인지 최근 여기저기서 전기 비행기나 혹은 태양광 비행기와 결합한 전기 비행기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가지 주목을 끄는 것은 개인 개발자나 벤처 기업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그룹 (Airbus Group) 도 전기 비행기인 에어버스 E 팬 (Airbus E-Fan) 을 개발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에어버스 E 팬의 비행 모습   Credit : Airbus Group)



(초도 비행을 포함한 설명 영상)    


 에어버스 E 팬은 2014 년 3월 11일 처녀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첫번째 프로토타입은 2 인승으로 전부 전기 동력으로만 작동하지만 보다 동체 크기를 늘리면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비행하는 버전의 개발도 고려중에 있습니다. 4 인승의 Airbus E-fan 4.0 이 그것으로 사실 앞서 말한 배터리의 무게 문제를 고려하면 대형 버전이 항공기를 전기 항공기로 개발하는 것은 비용은 물론 항속거리, 속도 모든 면에서 상당한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에어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대 90 명이 탑승할 수 있는 중형 여객기를 제트 - 전기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E-thrust 가 그것으로 여기에는 E 팬에서 적용되었던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프로토타입이 어떤 형태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 구간을 전기 팬방식으로 비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에어버스는 에어버스 E 팬의 초기 모델들을 2017 년부터 양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진짜 가능할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에어버스가 갑자기 전기 항공기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EC 는 2050 년까지 매우 엄격한 온실 가스 배출 규제를 목표인 Flightpath 2050 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CO2 는 75%, 산화질소는 90% 정도 감축을 해야 합니다. 이는 현재의 제트 항공기로는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더 획기적인 온실 가스 저감 방식이 필요하고 E 팬은 그 방법 가운데 하나인 듯 합니다.  


 그런데 사실 나와봐야 평가가 가능하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기 비행기가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조금 의문이긴 합니다. 일단 항공기에서 '연비' 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개 무게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별도의 전기 구동 계통을 탑재하고 배터리를 추가 탑재하면 중량과 생산 단가는 올라가겠지만 과연 에너지 효율적일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아마도 여기에 대해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에어버스 E 팬 개발팀의 앞으로의 과제일 것 같습니다. 분명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을리는 없을 텐데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