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다시 찾아온 봄철 불청객 -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2007 년 중국에서 처음 환자가 보고되고 2009 년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한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은 불행히 2013 년에는 국내에서도 환자가 보고되기 시작해 (사실은 2012 년 에도 환자가 있었음) 이제는 한국의 새로운 토착 감염 질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제 4 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서 관리 중) SFTS 는 2013 년 국내에서 36 명의 환자가 확진되어 그 중 17 명이 사망했으며, 2014 년 5월 초 국내에서 다시 환자가 발생해 사망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SFTS 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에서 상세히 다룬 적이 있으니 앞서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3/05/sfts.html  ) 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SFTS 를 전파하는 바이러스는 Bunyaviridae과 Phlebovirus 속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로 자연계에서는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를 비롯 꼬리소참진드기(Rhipicephalus microplus= Boophilus microplus), 뭉뚝참진드기(Amblyomma testudinarium) 등에 의해 전파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5 만종의 진드기가 있고 그 중에서 참진드기과(family Ixodidae) 에 속하는 진드기는 700 종 정도인데 이 중에서 국내에서는 5 속 27 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진드기 중에서 작은소참진드기가 특히 SFTS 의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소 참진드기와 뭉뚝 참진드기는 각 성장 단계마다 숙주에 달라붙어 흡혈을 한 후 탈피를 하고 다시 숙주에 달라 붙어 흡혈을 해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습니다. 피만 빨아먹고 사라지면 상관이 없겠는데 문제는 온갖 동물에서 피를 빨아먹는 과정에서 각종 병원체들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니 문제입니다.  



(작은소 참진드기. 흡혈을 해서 충혈된 상태  Haemaphysalis longicornis http://en.wikipedia.org/wiki/File:Haemaphysalis_longicornis_1.jpg )   


 이렇게 진드기가 매개하는 질환을 진드기 매개 질환 (Tick borne disease) 이라고 부르는데 국가와 지역에 따라 라임병(Lyme disease), 큐열(Q fever), 콜로라도진드기열(Colorado tick fever), 홍반열(Spotted fever), 바베시아증(Babesiosis), 에릴리키아증(Ehrlichiosis), 진드기매개뇌염(Tick-borne encephalitis)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이제 SFTS 가 추가된 셈입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털진드기가 전파하는 쯔쯔가무시 병이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질환입니다.)


 사실 작년에 조사했을 때 SFTS 바이러스 (SFTSV) 를 가지고 있는 작은소 참진드기의 비율은 0.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또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50 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과도하게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일단 발병하면 사망률이 12 - 30% 수준에 달하고 아직까지 SFTSV 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처음부터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면 쯔쯔가무시병이나 라임병 같은 다른 진드기 매개 질환에 걸리지 않을 수 있으니 당연히 가능하면 물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질병 관리 본부는 다음과 같은 예방 수칙을 발표했습니다.  


○ 야외(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등) 활동 시
-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지 않기, 눕지 않기
-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하여 햇볕에 말리기
- 풀밭에서 용변 보지 않기
- 작업 시에는 일상복이 아닌 작업복을 구분하여 입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 신기
- 작업 및 야외활동 시 기피제 사용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음

○ 야외 활동 후
-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기
- 샤워나 목욕하기
-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하기

(출처 : 질병 관리 본부)  




 진드기 기피제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맨살을 파고 드는 진드기의 특징상 노출된 피부가 있으면 어디든지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작 야외활동에서는 옷을 잘 입어서 보호가 되었지만 옷에 묻어 있는 진드기가 집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옷을 잘 세탁하고 목욕을 잘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어린이의 경우 몸에 진드기가 있지는 않은지 부모님이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 진드기가 발견될 경우 그냥 손으로 잡아서 떨어뜨리면 작아서 보이지 않더라도 머리부분이 남아 2 차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핀셋으로 잡아서 조심스럽게 힘을 가해 진드기 전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진드기 제거법.   질병 관리 본부 )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5월에 환자가 보고되어 여름에 기승을 부리므로 (쯔쯔가무시는 가을에 기승을 부리는 것과 차이) 5-8 월 사이가 가장 호발하는 시기이나 작은소 참진드기는 4-11 월 사이에 활동이 가능하므로 이 시기에는 아무튼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산이나 논밭에서 작업 후 고열이 발생하면 지체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가 없다고 해도 생명을 지키기 위한 다른 치료는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