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M87 은하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구상 성단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은하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미 우리 은하 내부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과속해서 심지어 은하계를 탈출할 만큼 빠른 별들에 대해서 포스팅한 바 있는데 ( http://jjy0501.blogspot.kr/2014/01/New-Kinds-of-hypervelocity-star.html 참조) 이번에 발견된 LAMOST-HVS1 의 경우 태양 질량의 9 배, 태양 밝기의 3400 배에 달하는 큰 별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00 만 마일 (시속 160 만 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이런 대형 HVS (HyperVelocity Star) 로는 우리에서 가장 가까운 편인 LAMOST-HVS1 을 발견한 것은 중국과 미국의 과학자들로 LAMOST (Large Sky Area Multi-Object Fiber Spectroscopic Telescope) 관측으로 발견된 첫번째 HVS 입니다. 연구의 리더인 젱젱 (Zheng Zheng, an assistant professor of physics) 과 그의 동료들은 베이징 북쪽 110 마일 정도에 위치한 싱롱 관측소 (Xinglong Observing Station) 에 건설된 LAMOST 를 이용해서 별을 관측했는데 이 장비는 13.1 인치 구경에 4000 개의 광섬유가 있어 동시에 4000 개의 별볓의 파장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각 별의 온도, 거리, 속도, 밝기 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관측 결과에 의하면 LAMOST-HVS1 은 태양계를 기준으로 시속 140 만 마일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는 시속 110 만 마일의 속도로 이동 중에 있습니다.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든지 간에 일반적인 별이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서 몇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이 빠른 속도로 말미암아 이 별은 육안적으로 볼 수 있는 우리 은하의 디스크 부분을 빠져 나온 상태입니다.
(새로 발견된 과속 별인 LAMOST-HVS1 의 상상도 This is an astrophysicist-artist's conception of a hypervelocity star speeding away from the visible part of a spiral galaxy like our Milky Way and into the invisible halo of mysterious "dark matter" that surrounds the galaxy's visible portions. University of Utah researcher Zheng Zheng and colleagues in the US and China discovered the closest bright hypervelocity star yet found. Credit: Ben Bromley, University of Utah. )
우리 은하는 약 10 만 광년 정도 되는 지름의 나선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 눈에 보이는 일반적인 물질만을 포함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은하 주변에는 은하 헤일로 (Halo) 라고 부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들이 있으며 특히 우리 은하가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회전할 수 있도록 중력을 유지시키는 암흑 물질 (Dark Matter) 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의 암흑 물질의 정확한 분포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지만 아마도 눈으로 보이는 우리 은하의 보다 훨씬 큰 것은 분명합니다.
이 암흑 물질의 존재는 지금까지 어떤 방법으로도 증명하지 못했지만 이 물질이 내는 중력이 없다면 우리 은하와 은하군, 은하단 모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 존재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사실 플랑크 관측 결과에 의하면 우리 우주에는 물질은 4.9% 이고 암흑 물질은 26.8 % 에 달하며 나머지는 암흑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5% 도 안되는 보이는 물질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나머지 암흑 물질의 정체는 현대 과학의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LAMOST-HVS1 은 은하 중심에서 약 62000 광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은하의 나선 팔을 뛰쳐나간 상태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즉 지금 이 별은 우리 은하의 암흑 물질만 주로 존재하는 공간을 고속으로 통과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무겁고 빠른 별의 궤도를 분석하므로써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중력을 행사하고 있는 암흑 물질에 대해서 뭔가를 알아 낼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렇게 큰별이 과속해서 은하계의 '보이는 물질' 로 구성된 부분을 뛰처나가 은하 헤일로로 진입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역시 은하 중심 블랙홀에 끌려갔다가 운좋게 탈출 궤도에 들어서서 튕겨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몇가지 다른 가설도 가능하지만 말이죠. 이 별은 생긴지 약 3200 만년 정도 되는 젊은 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은하 중심 블랙홀 가설이 맞다면 이 별은 은하 중심부에서 생겨난 후 탄생 직후 튕겨나가 이제 은하계의 디스크가 있는 지역을 벗어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별이 지금 은하 중심에서 62000 광년 (그러니까 36.4 경 마일 364 quadrillion mile = 58.6 경 km )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는 이야기죠.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과속으로 달리는 별들이 있으면 다른 별과 추돌 사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보도자료에서 연구의 리더인 젱은 이런 과속별은 우리 은하에서 10 만년에 한개 꼴로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아무리 빨라봐야 그 수가 극히 드문데다 별들이 우리 은하에서 아주 드문드문 배치되어 있어 다행히 추돌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하네요.
참고
Journal Reference:
- Zheng Zheng, Jeffrey L. Carlin, Timothy C. Beers, Licai Deng, Carl J. Grillmair, Puragra Guhathakurta, Sébastien Lépine, Heidi Jo Newberg, Brian Yanny, Haotong Zhang, Chao Liu, Ge Jin, Yong Zhang. The First Hypervelocity Star from the LAMOST Survey.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4; 785 (2): L23 DOI:10.1088/2041-8205/785/2/L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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