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태양은 약 1억 5000 만 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아주 가까운 것도, 아주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닌 거리 때문에 지구는 생명체가 살기 좋은 행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어떤 행성들은 모항성에서 너무 가깝거나 아주 멀리 떨어져 불지옥 같은 상태이거나 혹은 영하 수백도의 얼음 세계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이제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가운데 모항성에서 가장 먼 거리인 2000 AU (약 3000 억 km) 떨어진 위치에 있는 외로운 외계 행성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 행성의 공전주기는 무려 8 만년에 달합니다.
지구에서 봤을 때 물고기 자리 (Pisces) 방향에 있는 젋은 별 GU Psc 에는 외계 행성이 하나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은 쉽게 발견하기 힘들지만 질량이 대략 목성의 9 - 13 배 정도로 매우 큰 편이고 (거의 갈색왜성과 행성의 경계 수준) 탄생한지 1 억년 정도 된 젋은 별 주변을 돌고 있어 이 행성 역시 따끈따끈하기 때문에 (대략 섭씨 800 도 정도) 천문학자들은 무려 2000 AU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외계 행성 GU Psc b 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GU Psc 와 GU Psc 의 이미지 This shows the planet GU Psc b and its star GU Psc composed of visible and infrared images from the Gemini South Observatory and an infrared image from the CFHT. Because infrared light is invisible to the naked eye, astronomers use a color code in which infrared light is represented by the color red. GU Psc b is brighter in infrared than in other filters, which is why it appears red in this image. Credit: Universite de Montreal )
몬트리올 대학의 마리이브 나우드 (Marie-Eve Naud, a PhD student in the Department of Physics at the Universite de Montreal) 와 그녀의 동료들은 제미니 관측소와 다른 망원경 - Gemini Observatories, the Observatoire Mont-Megantic (OMM), the Canada-France-Hawaii Telescope (CFHT) and the W.M. Keck Observatory - 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 독특한 위치에 있는 외계 행성 GU Psc b 의 이미지를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모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의 적외선 이미지를 직접 입수해서 상세히 분석이 가능했던 것은 운이 좋기도 했지만 여러개의 고성능 관측 기기를 사용이 가능했던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거대 가스 행성인 GU Psc b 의 상상도. A gas giant has been added to the short list of exoplanets discovered through direct imaging. It is located around GU Psc, a star three times less massive than the Sun and located in the constellation Pisces. The international research team, led by Marie-Eve Naud, a PhD student in the Department of Physics at the Universite de Montreal, was able to find this planet by combining observations from the the Gemini Observatories, the Observatoire Mont-Megantic (OMM), the Canada-France-Hawaii Telescope (CFHT) and the W.M. Keck Observatory Credit: Lucas Granito)
GU Psc b 의 존재는 천문학자들에게는 여러모로 흔치 않은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발생 초기부터 어떻게 이렇게 큰 행성이 형성될 수 있는지 (아니면 이렇게 먼 위치까지 멀어질 수 있는지) 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거대 가스 행성이면서 모성에서 멀리 떨어진 덕에 오히려 모성의 별빛에 가리지 않아 단독 관측에 유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물론 형성된지 얼마 안되는 거대 가스 행성이라는 점도 흥미를 돋구는 부분입니다.
GU Psc b 에 대한 데이터는 향후 더 상세한 관측을 통해 입증되어야 하겠지만 한가지 재미있는 가정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즉 생각보다 아주 먼 장소에도 행성이 있을 수 있다면 과연 태양계나 다른 항성들은 어떨까 하는 상상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많은 천문학자들이 저 멀리 존재하는 행성 X 를 찾아 분주히 헤맸지만 결국 티케를 비롯해서 가상의 행성 X 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4/03/No-Planet-X.html 참조) 다만 아직도 해왕성급 천체가 태양계 저 멀리 있을 가능성은 배제는 할 수 없긴 합니다.
다른 항성들의 경우엔 어떨까요 ? GU Psc b 같이 생성된지 얼마안되 아직 뜨거운 상태가 아닌 대부분의 외계 행성의 경우 너무 차갑고 어둡기 때문에 있어도 그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혹시 알파 센타우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목성보다 몇배큰 행성이 있다고 해도 현재 우리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겠죠. 이렇게 생각하면 우주에는 생각보다 외계 행성이 많이 존재할 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직 이렇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므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이 연구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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