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 공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수십 nm 급의 공정으로 만든 제품들도 이제는 흔해진 상태입니다. 어디까지 미세 공정 기술이 발전할 지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10 nm 의 벽도 결국은 깨지지 않을까 예상해볼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미래에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회로의 폭이 원자 몇개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지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도 있는데 최근 실제로 폭이 최소 원자 3 개에 불과한 나노 와이어 (Nanowire) 가 공개되었습니다.
벤터빌트 대학의 준하오 린 (Junhao Lin, a Vanderbilt University Ph.D. student and visiting scientist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 은 매우 집중된 전자빔 (focused electron beam) 을 이용해서 불과 원자 3 개까지 폭을 줄인 금속 나노 와이어 (flexible metallic nanowire) 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해 이를 Nature Nanotechnology 에 발표했습니다.
(나노 와이어의 이미지 Junhao Lin, a Vanderbilt University Ph.D. student and visiting scientist at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 has found a way to use a finely focused beam of electrons to create flexible metallic wires that are only three atoms wide )
(동영상 )
연구자들은 자연계에서 쉽게 원자 한층의 모노레이어 (monolayer) 를 이루는 반도체 물질 - transition-metal dichalcogenides (TMDCs) 라고 부르는 - 을 사용했습니다. 연구자들이 사용한 것은 금속 몰리브덴/몰리브데넘 (molybdenum) 및 텅스텐과 황/셀레늄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흔하게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은 이황화 몰리브덴 (molybdenum disulfide) 이라고 하네요.
TMDCs 는 이미 그래핀과 더불어 주목을 받는 단층 원자 물질로 이를 이용한 작동이 가능한 트랜지스터 및 플래쉬 메모리 게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단원자층으로 이뤄진 칩이나 플래쉬 메모리가 대중화 될 것으로 믿기는 힘들지만 기초연구는 진행되는 셈입니다. 린의 연구팀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일종의 전자빔 리소그래피 (electron-beam lithography) 같은 방식으로 전자빔을 특정 모양으로 발사해서 아주 얇은 폭의 나노 와이어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즉 전자빔을 쏘인 부분은 원자가 사라지면서 원하는 회로를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전자빔 리소그래피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린의 연구는 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STEM) 을 사용해서 1/2 옴스트롱 단위까지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보된 방법이라고 합니다. 린의 지도 교수인 소크라테스 판텔리데스 (Sokrates Pantelides, University Distinguished Professor of Physics and Engineering at Vanderbilt University) 및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의 동료들은 이 새로운 방법이 나노스케일의 회로, 원자 한층 두께의 나노 회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공정 미세화의 추세를 감안하면 결국 언젠가는 원자 몇개 폭에 불과한 회로가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사실 이런 수준으로 수백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칩을 제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에도 수없이 기술적 한계를 돌파한 것도 사실이라서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과연 이런 연구들의 결실로 수 nm 이하 공정이 실제로 가능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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