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나라지표에 2011 년 한국의 온실 가스 배출량에 대한 통계가 등록되었습니다. 이에 의하면 2011 년 기준으로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량의 환산해서 (CO₂eq.) 총 6억 9770 만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참고로 CO₂eq. 란 이산화탄소 등가를 뜻하는 단위로서, 온실가스 종류별 지구온난화 기여도를 수치로 표현한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를 곱한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의미합니다. 실제 온실 가스별 배출량을 CO2 로 환산하면 CO2(89.4%), CH4(4.2%), SF6(2.7%), N2O(2.1%), HFCs(1.2%), PFCs(0.4%) 순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11 년까지 한국의 온실 가스 배출 : 출처 - e 나라지표)
(부분별 배출량 추이, LULUCF : ·Land Use, Land Use Change, Forestry. 출처 - e 나라지표)
국가 온실 가스 배출 통계는 국제 기준(IPCC Guideline 1996)에 따라 부문별 배출 통계를 관련 부처(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받아 작성하는 것으로 매년 발표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및 작성체계 연구' 에 그 결과가 종합되어 표시됩니다. 단 통계 자체는 집계한 다른 통계를 이용해서 다시 통계를 내므로 시간이 걸려서 대개 수년 후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렇게 나온 국내 온실 가스 배출 통계는 여러가지 정책을 수립하는데 사용하게 됩니다.
2011 년 한국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전년대비 4.5% 증가를 기록했으며 지난 10 여년간 계속 증가해왔던 점을 생각하면 아마도 2012 년에는 CO2 환산 7 억톤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인구 1 인당 14 톤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유럽 선진국에 비해서 높은 편이며 점차로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가인 미국에 근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소모량이 높은 중화학 공업 위주 국가인데다 겨울에는 매우 춥고 여름에는 매우 더운 기후적인 특징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가지 음미해볼 점은 한국이 2010 년에도 무려 9.6% 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2008 - 2009 년 사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위축되었던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나타난 급격한 변화이기도 한데, 그런점을 감안해도 1 년 증가량으로는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이명박 행정부가 녹색 성장을 부르짖던 시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죠. 최소한 이 통계 결과는 녹색 성장이 립서비스 외에 특별한 건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2011 년 온실 가스 배출 증감 항목 출처 : e - 나라지표)
각 분야별로 세분해 보면 우리 나라 온실 가스 배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 (즉 전력 생산 및 운송 수단, 냉난방 등) 생산 부분이며 산업공정 자체 (코크스를 이용해서 철강을 생산하거나 혹은 시멘트를 생산하는 경우) 에서 나오는 비중은 적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전체 전력 소비의 상당 부분이 산업용으로 소모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산업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철강 산업은 제조 공정에서도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전력을 많이 소모하므로써 발전 부분에서도 온실 가스를 많이 배출합니다.
환경부에 의하면 2011 년에 온실 가스 배출 증가를 주도한 산업 부분은 철강 산업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해에 철강 생산 설비 증가로 인해서 (16.3%) 철강 산업 부분의 온실 가스 배출이 1410 만톤이 증가해 전체 온실 가스 배출 증가의 47% 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수년전 철강 부분의 대규모 투자에 의해 2010 년과 2011 년에 철강 산업 부분에서 온실 가스 배출이 증가했는데 이는 조강 생산 증가율이 2010 년에 21.3%, 2011 년에 16.3% 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발전 부분에서의 배출량 증가는 대략 24.2% (730 만톤) 이었으며 기여도 증가는 3% 였습니다.
최근의 폭염과 한파가 냉난방 에너지 수요 증가를 일으켜 온실 가스 배출을 늘렸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자료에 의하면 그 기여도는 생각보다 작다고 합니다. ‘90~’11년간의 자료를 근거로 기여도 분석 결과, ‘11년 배출량 증가 요인 중 GDP에 의한 증가는 57%, 폭염․한파에 따른 냉난방에 의한 증가는 10% 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증가 요인은 GDP 증가 (즉 생산 활동 및 소비 활동 증가) 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은 2011 년 온실 가스 배출에서 토지 이용, 토지 이용변화, 임업 (LULUF) 부분으로 인해 온실 가스 순배출이 감소한 부분인데 이는 산림 녹화를 통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서는 산림보존이 중요한데 비록 다른 부분에서의 증가는 의미있게 줄이지 못했지만 이런 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서 환경부는 국제기준(’96 IPCC Guideline 등)에 따라 마련된 “2013년도 국가 온실가스 통계 산정.보고.검증(MRV)지침”에따라 UNFCCC에서 인정하는 통계 검증원 등 전문가 검증을 통해 작성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의하면 아직 통계가 다 정리되지 않았지만 세계 8/9 위의 온실 가스 배출 대국인 대한 민국이 2011 년에는 순위가 더 올라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009 년에는 한국이 8 위라는 통계가 있었는데 말이죠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5393222 참조)
지난 정부 때 2020 년까지 온실 가스 30% 감축이라는 좀 현실성이 많이 결여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0% 근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온실 가스 배출 증가 속도가 다른 선진국에 크게 앞선 이유는 에너지 소모가 큰 중화학 공업의 비중과 수출 비중이 큰 경제 구조 때문인데 그렇다고 나라 경제의 기반인 중화학 공업 및 수출 산업을 억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 온실 가스 감축이라는 과제가 쉽지 많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대의 명분에는 동감하지만 실제로 경제에 미칠 영향과 비용이라는 문제에 도달하면 결국은 우리 역시 북유럽 선진국들이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을 따라가는 모습입니다. 산업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역시 현실이라는 문제는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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