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악어의 눈물을 마시는 나비와 벌



(A Julia butterfly (Dryas iulia) and a solitary bee (Centris sp.) sip tears from the eyes of spectacled caiman (Caiman crocodilus) on Costa Rica's Puerto Viejo River.
Credit: Carlos de la Rosa)


 자연계에서는 여러가지 놀라운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위의 사진처럼 놀라운 일은 좀처럼 쉽게 관측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관측한 과학자들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2013 년 12 월 화창한 어느날 코스타리카의 푸에르토 비에조 강( Costa Rica's Puerto Viejo River) 의 강가에서 쉬고 있는 악어의 눈 위에서 나비 (Julia butterfly (Dryas iulia)) 와 벌 (Centris sp.) 이 이 악어의 눈물을 마시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를 연구한 것은 코스타리카의 수생 생태학자인 카를로스 데 라 로사 (Carlos de la Rosa) 로 그는 라 셀바 생물 관측소 (La Selva Biological Station) 의 소장으로 코스타리카의 열대 우림에서 지금까지 450 종의 이전에 기록된 적이 없었던 신종을 발견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카메라를 들고 희귀한 동물들을 연구해온 그에게도 위의 장면은 놀라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lachryphagous (눈물을 마시다는 뜻) 현상은 사실 자연계에서 아주 드물게 관찰되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주로 나비와 나방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되는데 과학자들은 다른 대형 동물의 눈물을 마시는 행위가 이들이 쉽게 구할 수 없는 미네랄과 미량 원소들을 섭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로는 쉽게 곤충을 뿌리치지 않는 대형 동물을 대상으로 눈물을 마시지만 드물게는 사람의 눈물을 마셨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부 벌들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생물학자들에 의해 관측되었습니다. 하지만 벌과 나비가 동시에 악어의 눈물을 마시는 장면은 매우 희귀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흥미를 느낀 데라로사는 구글 검색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나비나 벌이 악어나 거북의 눈물을 마시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비록 이런 일이 얼마나 흔하게 일어나는지 통계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드물지는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데라로사는 자신의 발견을   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 에 서신의 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아무튼 위의 장면은 꽤 놀라운 생태계의 한순간을 순간 포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눈물을 마시는 행위가 분명 곤충들에게는 유익하겠지만 악어에게는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아마도 곤충에게는 유익하고 악어에겐 유익하지 않는데 그렇다고 딱히 손해도 보지 않는 행위일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편리공생 (commensalism : 생물의 공생 가운데 한쪽만 이익을 보고 다른 한쪽은 딱히 불이익이나 이익을 받지 않는 경우) 이라고 합니다. 물론 만약에 이 곤충들이 악어에게 어떤 질환을 옮기는 벡터 역할을 한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가 지금끼지는 확인 되지는 않았습니다.  


 lachryphagous 자체가 드물지는 않다고 해도 나비와 벌이 동시에 악어에서 눈물을 마시는 장면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꽃도 아닌 악어에 나비와 벌이 몰려드는 셈인데 선덕여왕의 고사를 생각하면 (중국에서 꽃의 그림과 씨앗을 보냈는데 그 그림에 나비와 벌이 없음을 근거로 꽃에 향기가 없다고 했던 이야기) 꽤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그것과 별도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곤충들의 lachryphagous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Carlos L de la Rosa. Additional observations of lachryphagous butterflies and bees. 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 2014; 12 (4): 210 DOI:10.1890/14.WB.00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