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점차 극지방으로 이동하는 열대성 저기압



 열대성 저기압 (Tropical cyclone) 은 열대 지역의 바다 위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으로 발생지역에 따라서 태풍 (타이푼), 허리케인, 사이클론 같은 이름을 붙입니다. 우리나라에게도 달갑지 않은 태풍은 여러차례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입히는 여름철 불청객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 네이버 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16&contents_id=12881) 


 물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가 태풍이나 허리케인 피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최근 저널 네이처에는 이 열대성 저기압이 점차 고위도로 올라가고 있다는 달갑지 않은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미국의 국립 대기해양청 (NOAA) 및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MIT 의 연구자들은 지난 30 년간 열대성 저기압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는 위도 (average latitude at which tropical cyclones have achieved their lifetime-maximum intensity) 추적한 결과 매 10 년 마다 북반구에서는 53 km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남반구에서는 남쪽으로 62 km 으로 더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태풍 우사기의 컬러 보정 적외선 위성 이미지.   Color-enhanced infrared satellite image of Typhoon Usagi as it moved northwestward toward Hong Kong while explosively intensifying to a Category-5 storm. Usagi threatened Taiwan, the Northern Philippines, and mainland China, ultimately making landfall in eastern Guangdong province where it caused substantial flooding and more than 30 deaths. Credit: NOAA Cooperative Institute for Meteorological Satellite Studies,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열대성 저기압에 정확하게 어느 위치에서 생성되는지 알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 위치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지니게 되는지 알아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실 탄생한 위치가 아니라 가장 강한 세력을 지니는 지점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포커스를 발생 지점이 아니라 가장 강한 세력을 가지는 지점으로 정한 것은 더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구의 공저자인 케리 에마뉴엘 MIT 교수 (Kerry Emanuel, an MIT professor and co-author of the new paper) 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 폭풍들이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지는 위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이고 (The trend is statistically significant at a pretty high level)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현상은 지구의 한 지역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현상 (global phenomenon) 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지난 30 년간의 이와 같은 변화가 현재의 지구 온난화 추세와 상당히 부합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해수의 온도는 조금씩 올라갔는는데 이렇게 해수의 온도가 상승할 수록 열대성 저기압은 더 높은 위도에서도 강력한 힘을 지탱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따뜻한 바닷물 위에서 수증기와 열기를 흡수해 큰 힘을 키우는 열대성 저기앞으로써는 온난화 된 지구는 더 많은 에너지를 더 높은 위도까지 흡수할 수 있는 쾌적한 성장 조건인 셈입니다. 


 하지만 온난화가 반드시 한쪽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실제로 지난 30 년간 열대성 저기압의 발생 빈도 자체는 오히려 소폭 감소했습니다. 왜냐하면 온난한 기후일수록 강도는 강해지는 반면 생성되기는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엠마뉴엘 교수에 의하면 해수의 온도가 화씨 82 - 86도 (약 섭씨 28 - 30 도 사이) 일때 열대성 저기압이 생기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는데 최근 이 온도대가 더 고위도 지역으로 상승 (migrates poleward)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985 년에서 2005 년 사이 전세계에서 생긴 열대성 저기압의 이동 경로. 주로 5 - 20 도 정도의 저위도에서 발생해 고위도로 이동하는 특징이 있음.    This map shows the tracks of all Tropical cyclones which formed worldwide from 1985 to 2005. The points show the locations of the storms at six-hourly intervals and use the color scheme shown to the right from the Saffir-Simpson Hurricane Scale. Background image: NASA, Mogil, H. Michael. Extreme Weather: Understanding the Science of Hurricanes, Tornadoes, Floods, Heat Waves, Snow Storms, Global Warming and Other Atmospheric Disturbances, pp. 61. (Hardcover - Nov 13, 2007) )


 이는 중위도의 인구 밀집 지대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협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 결과에 대해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 연구 결과는 일부 국가는 앞으로 태풍이나 허리케인 피해가 줄어들 수도 있음을 시사하지만 아직 그런 결론을 내리기는 이른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현재의 기후 변화가 열대성 저기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대해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