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경제 협력 개발 기구) 가 2014 년 5 월 21일 '대기 오염의 대가 : 도로 수송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The Cost of Air Pollution : Health Impact of Road Transport)' 라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고 연간 대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이 전세계적으로 350 만명이 이르며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10 년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에서 1.7 조 달러, 중국에서 1.4 조 달러, 인도에서 0.5 조 달러로 연간으로 합칠 경우 연간 3.5 조 달러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2005 년에서 2010 년 사이 실외 대기 오염으로 인한 OCED, 중국, 인도의 사망자 변화와 경제적 손실 규모. Credit :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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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는 WHO 에서 얻어진 최신 리포트들을 인용해서 사망자 및 대기 오염으로 인한 환자 수를 추산하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을 추산하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리포트마다 조금씩 의견을 달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리포트에는 다소간의 불확실한 부분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매년 수백만명이 대기 오염과 관련해서 조기에 사망하게 되고 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각종 질병이 이환된다는 믿을 만한 근거는 충분합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날 것임에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대기 오염으로 인해 가장 큰 손실을 겪는 중국의 경우 겨울철 난방 (주로 석탄에 의존함) 과 발전소 (역시 대부분 석탄 발전소), 그리고 자동차로 인해서 대기 오염이 급격하게 악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실외 활동이 어렵고 수많은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생각하도 이런 수준의 대기 오염이 단순히 환경이나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므로써 경제 활동 및 소비가 위축되고 자동차의 통행이 제한되므로써 상당한 경제 손실이 발생합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병원을 찾게 되거나 일을 못하게 되므로써 많은 경제적 손실을 발생하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대기 오염을 제거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선까지는 비용보다 이득이 더 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동차 배기 가스를 규제하기 위해 매연 저감 장치를 달면 그만큼 비용이 들지만 대신 이로 인하여 조기에 사망하는 사람과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줄이면 그 만큼 사회 전체로는 경제적인 이득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견지에서 OECD 는 그 설립 목적상 (회원국의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도모) 이와 같은 대기 오염 문제가 일으키는 경제적 손실을 측정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와 같은 보고서를 제출한 것인데 몇가지 통계는 흥미롭습니다.
2005 년에서 2010 년 사이 34 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0 개 나라는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했으나 14 개 나라는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그 14 개 국가 가운데 한국이 존재합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 Credit : OECD)
이에 의하면 한국은 2005 년에 21127 명 정도가 대기 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2010 년에는 23161 명으로 그 숫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대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정확히 한자리 숫자까지 추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고 추정치가 그렇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망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해 역시 경제적인 손실도 증가했습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Credit : OECD)
위의 표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2005 년 경제적 손실은 507 억 8300 만 달러에 (약 50 조원) 달했으나 2010 년에는 701 억 1700 만 달러 (약 70 조원) 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OCED 국가 가운데서 미국, 일본, 독일, 아탈리아, 영국, 프랑스 다음으로 큰 것입니다. 참고로 OECD 국가에서 경제적 비용의 상당 부분은 건강상의 비용 및 일을 못하게 되므로 생기는 경제 손실 보다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와 오염 저감 비용에서 발생한다고 하네요.
OECD 보고서는 최근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 차량이 많아진 것도 대기 오염이 심화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젤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즉 세제 등) 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OECD 회원국에서는 비용은 증가했어도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중국과 인도에서는 사망자수와 비용 모두 증가한 점도 주목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즉 모든 차량에 상당한 배기 가스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신흥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며 오래된 차량도 많아서 매연 문제가 꽤 심각한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이 보고서에서는 중국에서는 2005 년에서 2010 년 사이 사망자가 5% 증가한 반면 인도에서는 12% 나 증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심각한 중국의 대기 오염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인도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 역시 대기 오염으로 인한 보건, 경제 상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이 환경이나 보건 측면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기 오염에 대한 규제와 정책 변화를 시도 하는 것이 (예를 들어 대중 교통의 적극적인 보급 등)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분명히 중국의 베이징을 비롯해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신흥국의 대도시에서는 이를 줄이기 위해서 여러가지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를 위해 재앙이 되는 것은 물론 몇푼 아끼려다가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맞볼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사실 이미 중국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지적하는 바는 대기 오염이 OECD 국가들에서는 이미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OECD 국가에서도 이로 인한 사망과 경제적 비용은 상당합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대기 오염 규제를 통해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의 건강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는 각국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겠죠.
한가지더 사견을 붙인다면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중국에서 유입되는 대기 오염 물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늘에는 국경이 따로 없는 만큼 바람을 타고 오염 물질은 수백에서 수천 km 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변국간의 국제 공조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말이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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