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351 - 태양 같은 별에서 발견된 목성 같은 행성



(Artist's impression showing a newly discovered Jupiter twin gas giant orbiting the solar twin star, HIP 11915. The planet is of a very similar mass to Jupiter and orbits at the same distance from its star as Jupiter does from the Sun. This, together with HIP 11915's Sun-like composition, hints at the possibility of the system of planets orbiting HIP 11915 bearing a resemblance to our own Solar System, with smaller rocky planets orbiting closer to the host star. Credit: ESO/M. Kornmesser)

 우주에 태양 같은 별은 정말 흔합니다. 물론 우주에서 가장 흔한 별의 형태는 태양보다 작은 별인 적색 왜성이지만, 태양 같은 별만 따져도 그 수는 거의 무한대에 이를 만큼 많다는 의미죠. 하지만 아직 우리는 태양계와 비슷한 행성계는 거의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의 관측 기술로는 태양계와 비슷한 행성들은 발견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장 발견이 쉬운 외계 행성은 뜨거운 목성형 외계 행성으로 아주 크고 모항성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는 별입니다. 당연히 이런 별이 가장 발견이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현재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작은 행성도 발견이 가능해진 상태이지만, 역시 모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상파울로 대학의 조르제 멜란데즈(Jorge Melendez, of the Universidade de São Paulo)가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팀은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외계 행성 탐사 장비인 HARPS를 이용해 태양과 비슷한 별인 HIP 11915 주변에서 목성과 같은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외계 행성의 공전 거리가 목성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즉 태양 같은 별에서 목성 같은 외계 행성을 찾아낸 셈입니다. 

 태양계는 암석 행성이 안쪽 궤도를 공전하고 있고 가스 행성이 그 외부 궤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가스 행성 가운데서 목성 같은 거대 가스 행성이 지구가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수많은 혜성과 소행성들이 목성의 중력에 의해서 지구로 쏟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렇게 본다면 지구 같은 환경을 가진 행성은 목성 같은 거대 가스 행성과 같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이번 연구에서 지구 같은 암석 행성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목성 정도 거리에 목성 만한 외계 행성을 발견하므로써 우주에 제 2의 태양계에 흔하게 존재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내용은 HIP 11915의 질량만 태양과 비슷한 게 아니라 나이 역시 태양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행성계에 지구 만한 질량을 가진 암석 행성이 지구와 비슷한 궤도에 있으면 역시 지구와 비슷한 나이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 행성계에도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존재할까요. 그리고 태양계와 유사한 구성을 가진 행성계가 얼마나 흔할까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더 강력한 관측 기기를 이용해서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답을 모르지만, 결국 언젠가 인류는 답을 알아낼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M. Bedell, J. Meléndez, J. L. Bean, I. Ramírez, M. Asplund, A. Alves-Brito, L. Casagrande, S. Dreizler, T.monroe, L. Spina, and M. Tucci Maia.The Solar Twin Planet Search II. A Jupiter twin around a solar twin.Astronomy & Astrophysics, 201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