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Alerion Supermileage)
보통 자동차 경주라고 하면 빨리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와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하는 독특한 대회들도 있습니다. 36회를 맞이한 SEA 슈퍼마일리지 경주(SAE Supermileage competition)가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주의 목표는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같은 양의 연료로 가장 먼 거리를 달리는 것입니다.
이런 연비 경쟁 대회는 상용차를 가지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대회는 각 참가팀이 만든 초고연비차를 가지고 내연기관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연비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회 참가자들은 같은 양의 연료를 나눠 받고 15.4km 트랙을 돌게 되는데 가장 멀리 달리는 팀이 승리합니다. 다만 반드시 1명이 탑승해야 하고 실린더가 있는 4행정 내연기관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경기 조건입니다. (즉 배터리가 있는 전기 차량은 안 된다는 것)
이번 경주에서 승리한 것은 캐나다 퀘벡주의 라발 대학(Quebec's Université Laval) 팀입니다. 이번 경우에서 라발 팀은 2,098mpg 혹은 100km 주행 당 0.11ℓ라는 놀라운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연료 1ℓ로 892km를 달리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료 1ℓ로 서울 - 부산 거리를 왕복하는 셈입니다.
사실 이 기록이 지금까지 세운 최고 연비는 아닙니다. 이보다 더한 (?) 기록도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사용한 연료와 트랙으로는 이런 기록이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한의 연비를 기록하는 대회에서는 역시 온도, 바람, 도로 상태, 연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겠죠.
아무튼 이들이 사용한 차량은 체중이 적게 나가는 여성 한 명이 겨우 탈 수 있을 만큼 작으며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날렵하고 납작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역시 극한 연비를 위한 구조라고 하겠습니다. 경량 소재를 사용해서 무게를 최대한 줄인 것은 물론이죠.
당연히 이런 경주용 차량은 도로 주행용 차량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에 응용된 경량화 및 고효율 내연 기관 기술 등은 상용차 개발에 응용되어 더 좋은 연비를 가진 차량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대학과 기관의 엔지니어들이 서로 기술을 경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이 대회에는 미래의 유망주인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는 미래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단다면 고효율의 엔진과 경량 차체만이 높은 연비의 비결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회 참가자들은 연비를 높이기 위한 운전 방법을 총동원했습니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고 과속하는 대신 경제속도로 주행하는 것은 신기술의 도움 없이도 연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죠.
당장 초고연비 자동차를 살수 없다고 해도 경제적인 운전은 고연비 친환경 주행은 물론 안전한 운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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