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평화롭게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것 같지만 사실 지구 주변의 환경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역동적인 환경입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강력한 에너지의 흐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태양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인 태양풍은 지구 자기장과 만나면 거대한 충격파를 만드는데, 이 모습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그 기능을 이해하는 것은 지구와 지구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최근 나사의 에이스(ACE, Advanced Composition Explorer)와 테미스(THEMIS, Time History of Events and Macroscale Interactions during Substorms) 관측 위성 데이터 및 이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거센 태양풍을 이기고 지구를 보호하는 자기장과 태양풍의 상호 작용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This simulation shows the magnetic bubble around Earth, called the magnetosphere. As the the solar wind -- a steady flow of particles from the sun -- rushes by, it creates the shape of classic surfer waves known to scientists as Kelvin-Helmholtz waves.
Credits: S. Kavosi/J. Raeder/UNH)
에이스 관측 위성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하며, 매 30분에서 60분 간격으로 태양풍이 지구에 도달하기 전 모습을 관측합니다. 테미스는 지구 주변을 공전하면서 지구 자기권과 태양풍의 경계 사이를 오가며 관측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이 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전의 예측과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햄프셔 대학의 시바 카보시(Shiva Kavosi, a space scientist at the University of New Hampshire in Durham)와 그의 동료들이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이 만나는 충격파 안쪽으로 태양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들이 독특한 톱니 문양을 그리면서 지구 자기장과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
이 현상은 19세기 이를 발견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켈빈-헬름홀츠파(Kelvin-Helmholtz waves)라고 불리는데 사실 자연계 곳곳에서 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로 발생하는 장소는 밀도와 속도가 다른 두 유체나 기체가 만나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지구의 구름에서도 볼 수 있고 토성의 구름에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카보시에 의하면 과거에도 지구 자기장과 태양풍이 만나는 장소에서 켈빈-헬름홀츠파가 생긴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매우 드문 경우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관측 결과에 의하면 전체 시간의 20% 정도는 켈빈-헬름홀츠파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자들도 잘 모르지만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의 상호 작용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태양은 지구 생명을 가능하게만든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강력한 태양풍과 방사선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우리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지구의 자기장은 이를 방어하는 보이지 않는 방어막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방어막으로 둘러싼 지구가 태양풍을 헤치고 지나가는 모습은 놀랍운 자연의 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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