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은 실제로 생산에 이어지지 않을 제품이라도 특허를 먼저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특허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죠. 혹시라도 나중에 상품화가 성공했을 때 누가 먼저 신청한 특허 때문에 곤욕을 치루느니 차라리 먼저 빨리 특허를 신청하는 게 더 나은 전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특허를 신청했다고 바로 상품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특허 가운데는 재미있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 보잉이 신청한 엔진 특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제목처럼 레이저 핵융합 제트 엔진(Laser Nuclear Fusion Jet Engine)에 관한 특허이기 때문입니다.
(Image: 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보잉이 이 엔진을 실제로 제작하고 있다는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아무튼 원리상으로는 간단한 구조입니다. 이 핵융합 엔진은 사실 제트 엔진보다는 로켓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레이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합니다. 강력한 레이저를 한 지점에 발사해서 국소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죠. 연료는 물론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할 것입니다.
연료 펠릿을 발사한 후 여기에 다시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하면 소규모 핵융합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소규모 핵융합 폭발은 반구형의 연소실에서 한쪽 방향으로 가는 추력을 만들게 됩니다. 일부 열에너지는 연결된 터빈을 돌리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터빈은 발전기와 연결되어 레이저 시스템을 비롯한 엔진의 동력을 제공합니다.
사실 이는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전에 소개한 미국의 국립 점화 시설 (NIF : National Ignition Facility)에서 실제로 하는 연구이기도 하죠. 다만 이 경우는 고에너지 물리학 및 핵융합 발전 연구이고 엔진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는 강력한 레이저를 한 지점에 발사해 핵융합 반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건 충분히 가능하죠. 그리고 아주 소량의 연료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 폭발의 우려 없이 엔진을 가동시킬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강력한 레이저는 엄청난 크기라는 것입니다. NIF 역시 그 크기가 거대하지만 태우는 연료 펠릿의 크기는 2mm 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생성되는 에너지는 적지 않지만 NIF 거대한 레이저를 움직이기에는 어림없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가까운 시일내로 실물 엔진이 제작되리라고 믿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인 점은 분명합니다. 과연 미래 우주선이나 항공기가 이런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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