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85 - 혜성에서 발견된 싱크홀?





(혜성 67P 표면의 대형 싱크홀
An active sinkhole (center) on 67P
(Credit: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싱크홀의 발생 위치와 메카니즘
ESA infographic displaying locations and the potential creation process of the sinkholes
(Credit: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graphic from J-B Vincent et al (2015)))


 유럽 우주국의 로제타 탐사선이 혜성 67P/Churyumov-Gerasimenko (이하 67P)에서 거대한 싱크홀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Seth01이라 명명된 대형 싱크홀은 지름 220m에 깊이 185m로 혜성의 크기를 생각해도 결코 작은 크기가 아닌 큰 구덩이 입니다. 그런데 혜성에 지하철을 건설하거나 큰 건물을 세우지 않았는데 왜 싱크홀이 생겼을까요?

 사실 싱크홀 같은 지형은 지구에서도 자연적으로 흔하게 발견됩니다. 지구에서 싱크홀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힘은 바로 지하수입니다. 지하수가 흐르면서 약한 지층을 뚫고 토사를 쓸어가면 그 자리에는 빈공간이 남습니다. 이 빈 공동이 점점 커지다가 어느 순간 천정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 내부의 공동이 드러나면서 거대한 싱크홀이 생기는 것이죠.
 물론 혜성에는 지하수가 없습니다. 대신 쉽게 증발할 수 있는 얼음과 드라이아이스 등의 휘발성 물질이 있습니다. 혜성이 태양에 다가가서 온도가 올라가면 표면의 먼지층 아래 있는 휘발성 물질에 증발하면서 균열을 타고 표면으로 가스를 분출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언젠가는 내부에 큰 빈공간이 생기는데,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붕괴되면 싱크홀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혜성의 중력이 매우 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싱크홀이 생긴 원인은 무게를 이지기 못해서라기보다는 내부의 물질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와서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로제타는 2014년 4월 30일 혜성 67P에서 갑자기 분출하는 물질이 많아지는 현상을 관측했는데, 처음 연구팀은 이 현상과 이 싱크홀이 연관이 있는지를 검토했지만, 그러기에는 싱크홀이 너무 크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 수 미터급 싱크홀이라도 100t 급 물질을 뿜어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싱크홀은 그보다 훨씬 큰 분출이 원인인 것 같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싱크홀 내부에서는 아직도 가스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거대 싱크홀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지구 같이 지하수가 많이 흐르는 행성이 없기 때문이죠. 다른 메카니즘이긴 하지만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혜성에서 이런 싱크홀이 발견된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참고
  "Large heterogeneities in comet 67P as revealed by active pits from sinkhole collapse," Jean-Baptiste Vincent, et al., was published in the July 2, 2015 issue of the journal NatureDOI: 10.1038/nature14564 .

 http://phys.org/news/2015-07-rosetta-spacecraft-sinkholes-comet.html#jCp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