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산화탄소로 폴리머 만들기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에 흔하게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비록 그 농도는 0.04% 이지만,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데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물론 그 농도가 증가하면서 온실 효과가 커지는 것 때문에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다른 면으로 생각하면 광합성의 원료 물질이 되는 등 화학적으로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더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화석 연료와 비슷한 액체 연료를 만드는 것으로 이미 시험 생산이 시작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화학 공업 쪽에서는 이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더 유용한 물질을 합성하는 공정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와 에폭시드(epoxide, 산소 원자가 동일 분자 내의 탄소 두 개와 결합한 반응성이 좋은 화합물)을 반응시켜 더 유용한 폴리카보네이트 화합물을 만드는 공정은 이미 몇 회사에서 소개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합성된 폴리카보네이트 화합물은 소수성(hydrophobic, 물과 친화성이 적고 섞이지 않는 성질) 물질로 그 응용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도널드 다렌스보그와 얀옌왕(Donald J. Darensbourg /Yanyan Wang at Texas A&M University )은 새로운 공정을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와 에폭시드를 더 쉽고 소수성과 친수성(hydrophilic. 소수성과 반대 성질)을 가질 수 있게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이 과정은 하나의 반응용기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폴리카보네이트를 합성하는 과정. 출처: A&M University )  
 실제로 이 과정은 두 개의 과정을 하나로 합친 것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는 이산화탄소를 폴리머에 붙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여기에 친수성 물질을 붙이는 것이죠.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우선 이산화탄소를 에폭시드 화합물의 일부인 프로필렌 옥사이드(propylene oxide)와 반응시켜 폴리머로 확장시킵니다. 그 후 AGE(allyl glycidyl ether)를 양끝에 붙이면 트리플 코폴리머(copolymer) 블록이 형성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렇게 생성된 친수성 폴리카보네이트 블록은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양한 조건을 조절해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 화합물은 이미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용 캐리어) 이런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 공업의 소재로 사용하는 방법은 앞으로 크게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온실 가스 규제로 인해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획하는 기술이 같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들여 분리한 이산화탄소를 그냥 매립하는 것은 아무래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더 유용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죠. 어쩌면 미래에는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의 주범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는 날도 올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Construction of Versatile and Functional Nanostructures Derived from CO2-based Polycarbonates." Angew. Chem. Int. Ed.. doi: 10.1002/anie.201505076

http://phys.org/news/2015-07-polymers-greenhouse-gas.html#jCp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