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세는 여러 국가에서 큰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과체중과 비만 인구가 폭발적으로증가하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운동 부족과 더불어 고칼로리 식품들입니다. 특히 음료수로 마시는 여러 가지 가당 음료 (SSB : sugar-sweetened beverages)는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서 이와 같은 과다 칼로리 섭취의 주범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포스팅을 한 적이 있죠.
여러 식품에 첨가되는 당류가 문제가 되지만, 특히 음료수의 경우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일단 자연 상태에서 신속하게 체내에 흡수되는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먹을 일이 없으니 우리 몸은 여기에 적응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 당분은 빠르게 체내로 흡수되기 때문에 저혈당 치료에는 좋은 방법이지만, 대부분 정상인 사람에서는 사실상 인슐린을 분비하는 체내의 베타세포를 고문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칼로리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과 과체중 문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가당 음료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학계의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최근 영국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영국 의학 협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 BMA)는 콜라나 사이다 같은 가당 음료에 20%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가당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세금 부과로 인한 비용보다 훨씬 큰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주장에서 나온 것입니다. BMA 는 "Food for thought: promoting healthy diets among children and young people" 이란 보고서에서 '영국의 의사들이 일반인들의 건강 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국가 보건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보건 시스템에 자원을 끌어쓰는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Doctors are increasingly concerned about the impact of poor diet on the nation's health. This is not only a significant cause of ill health and premature mortality, but a considerable drain on National Health Service (NHS) resources.")'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가당 음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은 막을 수 도 있는 많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보건 당국이나 의학회 차원에서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지만, 사실 이는 홍수처럼 나오는 광고에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 탄산 음료나 패스트푸트, 기타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음식이 당기는 것은 대다수 인간이 본능이고 온갖 매체를 통해서 이와 연관된 광고는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를 규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데, 이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는 아이디어는 이전부터 심심치 않게 제안되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처럼 국가가 의료를 책임지는 국가에서는 이를 통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의료 재정을 확충하자는 이야기가 나올법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진짜로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존재합니다. 높은 세율을 부과할 경우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의 반발이 강력할 것이고 반대로 낮은 세율의 부과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경우에도 20%라는 세율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에 영국 정부와 의회가 가당 음료에 대한 세금 신설을 추진하지 않는 상황에서 실제로 추진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분명 가당 음료는 적당히 섭취한다면 건강에 해롭지 않습니다. 문제는 물처럼 마시고 있다는 점이겠죠. 이 문제는 특히 고열량, 고지방 식생활 습관에 자유롭지 못한 서구 국가에서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피자 + 콜라, 치킨 + 콜라 등의 조합)
이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은 국내에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긴 하지만 서구 국가들처럼 심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이런 아이디어가 나올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소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건강을 위한다면 이와 같은 음료는 하루 한 캔 이상 섭취를 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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