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를 비우는 것은 무게를 줄이기 위한 가장 간단한 해결책입니다. 대개 속이 빈 파이프 같은 구조물은 무게와 강도가 같이 줄어들긴 하지만 비교적 강도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벌집 구조부터 전차의 방호력을 높이는 공간 장갑까지 널리 응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금속의 강도를 보존하면서도 무게를 줄이는 방법 가운데는 아예 금속 소재 내부를 스위스 치즈처럼 다공성 구조로 만드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폼 메탈(foam metal)이라고 불리는 이런 방법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사실 알려진지는 한 세기 이상된 방법입니다. 비교적 금속 소재의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지만, 생산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일부 영역을 제외하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욕 주립대학의 아프사네흐 라비에이 교수(Afsaneh Rabiei, a professor of mechanical and aerospace engineering)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다공성 금속 소재가 과연 방사선에 대한 방호력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납을 비롯한 다양한 금속 소재가 X선 같은 방사선을 사용하는 의료 및 검사, 산업 영역에서 방사선 피폭 방지와 보호를 위해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량이 매우 무거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X 선 이외에 감마선, 중성자 방사선(neutron radiation)에 대한 방호력에 있어서 이렇게 폼 형태의 금속 소재의 능력을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에 의하면 놀랍게도 내부에 빈공간이 없는 금속 제품에 견줄만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테스트에 사용된 금속 합금. A sample of the composite metal foam developed by Rabiei's research team
(Credit: Afsaneh Rabiei) )
연구팀이 사용한 금속 합금은 스테인레스 스틸에 텅스텐을 포함한 것으로 고에너지 감마선 방호 능력에서 무거운 보통 합금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으며 저에너지 감마선과 중성자 방사선에는 오히려 더 나은 방사선 차폐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다만 X 선 차폐에 있어서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납보다 약간 떨어지는 효과를 보였다고 하네요. 물론 납보다 많이 가볍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무적입니다.
앞으로 이런 방사선 차폐 능력은 여러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선이나 혹은 방사선이 사용되는 의료 및 산업 영역, 그리고 핵발전소 등에서 이용될 수 있겠죠. 물론 가볍고 단단한 금속이라는 특징을 감안하면 더 많은 응용영역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가격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이 연구는 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 에 발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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