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97 - 명왕성의 얼음 평원




(스푸트니크 평원이라고 명명된 명왕성의 독특한 평야 지형. In the center left of Pluto’s vast heart-shaped feature – informally named “Tombaugh Regio” - lies a vast, craterless plain that appears to be no more than 100 million years old, and is possibly still being shaped by geologic processes. This frozen region is north of Pluto’s icy mountains and has been informally named Sputnik Planum (Sputnik Plain), after Earth’s first artificial satellite. The surface appears to be divided into irregularly-shaped segments that are ringed by narrow troughs. Features that appear to be groups of mounds and fields of small pits are also visible. This image was acquired by the Long Range Reconnaissance Imager (LORRI) on July 14 from a distance of 48,000 miles (77,000 kilometers). Features as small as one-half mile (1 kilometer) across are visible. The blocky appearance of some features is due to compression of the image.
Credits: NASA/JHUAPL/SWRI)
 
 

(동영상)
 
 
 나사의 뉴호라이즌스 호는 명왕성 표면에서 예상치 않았던 독특한 지형들을 관측했는데, 이 중에는 거대한 하트모양의 밝은 지형도 존재합니다.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의 이름을 따서 톰보 지역 (“Tombaugh Regio” (Tombaugh Region))이라고 명명된 이 지형의 근접 관측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사진은 77,000k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그 해상도는 1km 정도입니다.  
 
 
 이 사진에서 등장한 지형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 인상은 마치 진흙이 말라붙으면서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모습이지만, 영하 223도의 명왕성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는 없습니다. 명왕성의 얼음 지표엔 얼어붙은 메탄, 일산화탄소, 질소 등이 존재하며, 이들은 승화작용을 거쳐 기체로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 과정이 이런 독특한 지형을 만드는데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로 각 조각의 지름은 약 20km 정도 크기입니다)
 
 
 나사의 제프 무어(Jeff Moore, leader of the New Horizons Geology, Geophysics and Imaging Team (GGI) at NASA’s Ames Research Center in Moffett Field, California)는 이 지형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기가 매우 곤란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런 지형은 얼음 천체 가운데서는 명왕성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생각할 수 있는 가설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앞서 언급했듯이 진흙이 증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표면 물질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지형이라는 것입니다. 명왕성은 이심률이 매우 큰 궤도를 공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름과 겨울의 평균 온도가 차이에 의해 표면 물질이 증발해서 대기를 형성했다 사라지는 독특한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런 지형을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두 번째 가설은 표면에 있는 일산화탄소, 메탄, 질소 등의 물질이 명왕성 내부의 열에 의해서 대류를 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액체는 아니지만, 마치 맨틀처럼 유동성이 있는 고체 물질이라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왜 이 부위에만 이렇게 에너지가 존재하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이 지형을 만든 메카니즘이 무엇이든 간에 이 지형이 매우 새롭게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크레이터를 보기 어려운 표면 지형은 이 지형이 생긴지 1억 년 이내의 매우 젊은 지형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명왕성 같은 작은 천체에 어떤 지질 활동이 있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을 매우 흥분시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이 지형 사이사이로 바람에 의해 형성된 것 같은 지형과 언덕 등이 발견되어 생각보다 복잡한 지형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생성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연구를 진행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트 모양의 지형에 존재하는 일산화탄소의 분포.  Image Credit: NASA/JHUAPL/SWRI)
 
 
 현재 뉴 호라이즌스호가 관측한 데이터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지구에 도달했습니다. 내년까지 보내올 자료를 추가로 계속 분석하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이 대거 발견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궁금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