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월드에서는 최신 고생물학적 성과를 배제하고 랩터를 비롯한 공룡들을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시 복원시켰습니다. 쉽게 말해서 깃털이 발견된 사실을 무시한 것이죠. 사실 관객들은 랩터나 티라노사우루스를 보러 영화관에 간 것이지 타조(?)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에 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영화적 각색 자체는 꼭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벨라키랍토르를 비롯한 수각류 공룡에서 깃털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죠. 최근 에딘버러 대학(University of Edinburgh)과 중국 과학원의 고생물학자들은 1억 2500만년 전 살았던 벨라키랍토르의 사촌격인 새로운 깃털 공룡을 발견했습니다. 이 공룡은 Zhenyuanlong suni라고 명명되었는데, 놀랄만큼 전체 골격과 주변 깃털이 완벽하게 보존되었습니다.
(Zhenyuanlong suni의 복원도. Artist's impression of Zhenyuanlong suni. Credit: Chuang Zhao)
(발굴된 화석 표본. Fossil remains of Zhenyuanlong suni. Credit: Junchang Lu )
이번 발굴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완벽한 보존 상태 이상으로 날개를 닮은 독특한 팔과 손목의 골격입니다. 이는 마치 조류의 날개처럼 보이는데, 물론 대략 1.5m 길이의 공룡이 날기에는 매우 빈약한 날개로써 최소한 나는데 사용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대체 어떤 용도인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 한 가지 가능한 가설은 공작의 깃털처럼 짝짓기 등을 위한 과시용일 가능성입니다. (그래서인지 복원도도 매우 화려하게 그려졌는데 물론 진짜 그런 모습인지는 색깔을 복원할 수 없으므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연구의 공저자인 에딘버러 대학의 스티브 브루세이트 박사(Dr Steve Brusatte, of the University of Edinburgh's School of GeoSciences)는 이 공룡이 벨라키랍토르의 가장 가까운 사촌 가운데 하나라면서 사실 영화는 완전히 잘못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랩터는 도마뱀보다는 독수리에 가깝다는 것이죠. 그러나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는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공룡을 무시무시한 괴물로 그리는 영화에 등장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게 생긴 외형이지만, 그럼에도 깃털 공룡은 매우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과연 이 깃털과 날개 같은 앞다리의 용도가 무엇인지를 두고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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