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여년간 지구의 온도는 상승했습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온도 상승을 산업 시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섭씨 2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진행 중에 있지만, 섭씨 2도라는 목표가 실현 가능성은 둘째치고 과연 안전한 마지노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도 적지 않습니다.
저널 사이언스 발표된 최신 논문에서는 섭씨 1-2도 정도에 불과한 온도 변화도 해수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의 저자인 오레곤 주립 대학의 고기후학자 앤더스 칼슨(Anders Carlson, an Oregon State University glacial geologist and paleoclimatologist)은 이 연구에서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00만년전과 비슷했는데, 당시 해수면은 지금보다 최소 6미터 이상 더 높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지금보다 훨씬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았던 시기에도 해수면은 6미터 정도 더 높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대략 12만 5000년 전과 40만년 전이 그 시기로 당시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 을 넘지 못했으나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더 높은 해수면 상승이 있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합니다.
이 연구를 이끈 플로리다 대학의 안드레아 두톤(Andrea Dutton of the University of Florida)과 그 동료들은 지난 30년간 빙하와 해수면에 관한 연구를 리뷰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해수면의 높이는 기온과 아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이 늘어나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이런 변동은 지구 역사상 매우 흔한 일이기도 합니다.
(NOAA의 위성이 관측한 1993년에서 2012년 사이 해수면 변화. 1993–2012 Sea level trends from satellite altimetry. Credit : NOAA)
지구가 지금보다 더 더웠던 시기 남극과 그린란드 등 대륙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은 상승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이런 변화가 매우 긴 시간 동안 발생했으며, 결정적으로 인류가 해안가에 대도시를 건설하고 살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애미의 경우 평균 높이는 해수면에서 6피트(1.8m)에 불과합니다. 해안가에 위치한 여러 대도시들이 해수면 상승에 매우 취약한데, 특히 1440만명이 거주하는 방글라데시의 다카 같은 지역은 모두 저지대에 건설되었습니다. 이는 도쿄나 싱가포르 같이 선진화된 도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해수면 상승은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온도가 오른다고 해도 바로 다 녹을 수가 없습니다. 녹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직 해수면은 20cm 정도 밖에 상승하지 않았지만 21세기 남은 시기 동안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22세기엔 더 큰 폭의 상승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해수면 상승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입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참고
Sea-level rise due to polar ice-sheet mass loss during past warm periods,www.sciencemag.org/lookup/doi/10.1126/science.aaa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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